시민사회

APEC에 핼러윈까지… '살얼음판' 비상 걸린 경찰, 서울 33곳에 병력 총집결

 핼러윈데이를 앞두고 경찰이 다시 한번 긴장의 끈을 조이고 있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28일 오전, 과거 대규모 인파 사고의 아픔이 서린 서울 용산구 이태원 현장을 직접 찾아 안전관리 대비 태세를 최종 점검했다. 이태원파출소에서 서울경찰청의 핼러윈 안전관리 지원 대책을 보고받은 유 직무대행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모든 지역에서 한발 앞선 선제적 안전 활동을 펼칠 것을 강력히 지시했다. 경찰은 이번 핼러윈 기간 동안 이태원뿐만 아니라 홍대, 강남역, 성수동 등 젊은 층이 밀집하는 서울 시내 주요 33개 지역을 특별 관리 구역으로 지정하고,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집중해 총력 대응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번 경찰의 안전관리 대책은 과거의 경험을 반면교사 삼아 한층 더 구체적이고 강제성을 띤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인파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금요일과 토요일 밤 9시 이후, 경사로와 같은 사고 위험성이 높은 장소를 특정해 경찰력을 집중적으로 배치할 계획이다. 이곳에서 경찰은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과 합동으로 현장을 통제하며 인파의 흐름을 관리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범죄 예방 활동을 병행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변화는, 현장에서 사고 위험이 임박했다고 판단한 지자체가 인파 해산이나 운집 중단을 권고할 경우, 경찰력을 주저 없이 투입해 질서 유지와 교통 통제에 직접 나서겠다는 방침을 세운 점이다. 이는 위험 징후가 보이면 즉각적이고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사고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으로 풀이된다.

 


경찰의 이러한 삼엄한 대비 태세는 현재 발령된 국가적 위기 경보와도 맞물려 있다. 경찰은 이미 지난 24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를 '핼러윈 특별대책 기간'으로 지정하고 행정안전부와 함께 위기경보 '주의' 단계를 발령한 상태다. 여기에 더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대비를 위해 지난 20일부터 전국 시도경찰청에 내려진 비상근무 체제가 유지되고 있어 경찰력 운용에 부담이 가중된 상황이다. 그럼에도 서울경찰청은 APEC 정상회의가 끝난 이후에도 주요 11개 경찰서에 대해 '경계강화' 단계를 유지하며 핼러윈 기간 이후까지 안전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국가적 중대사가 겹친 상황 속에서도 국민 안전에 한 치의 소홀함도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현장 점검을 마치며 다시 한번 국민 안전이 경찰의 최우선 임무임을 강조했다. 그는 "APEC 정상회의와 같은 국가적 현안이 겹쳐 있지만, 국민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는 것은 경찰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이자 존재 이유"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집중해 인파 안전관리에 총력을 기울여, 시민들이 안전한 환경 속에서 일상을 보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핼러윈 기간 동안 발생할 수 있는 어떠한 사고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경찰 수뇌부의 확고한 결의를 보여주는 대목으로, 시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안전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경찰의 절박함이 묻어난다.

 

뉴델리, 최악 스모그에 '도시 기능' 멈춰

인도 수도 뉴델리가 대기오염으로 인한 '환경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대기질지수(AQI)가 최고 단계인 '위험(severe)' 수준을 연이어 기록하자, 인도 대기질관리위원회(CAQM)는 3단계와 4단계 비상 대응 조치를 동시에 발동하며 사실상 도시의 움직임을 멈춰 세웠다. 차량 운행은 물론, 건설 현장과 공공기관 업무까지 전례 없는 수준으로 통제되며 시민들의 일상이 마비되고 있다.지난 16일, 뉴델리의 대기질은 급격히 악화하여 시민들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날 오전 AQI가 401을 기록하며 3단계가 발동된 데 이어, 불과 몇 시간 만인 오후 8시에는 450을 넘어서며 가장 강력한 4단계 조치가 추가로 내려졌다. AQI 450은 '매우 나쁨'을 넘어 '위험' 단계로, 건강한 사람도 호흡기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고, 특히 취약 계층은 야외 활동을 절대적으로 피해야 하는 수준이다.CAQM은 대기 정체와 느린 풍속 등 악화된 기상 여건으로 인해 오염 물질이 도시 상공에 갇혀 확산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인근 지역인 델리, 구르가온, 가지아바드 등을 포함한 수도권 전역에 비상 조치를 확대 적용했다.가장 눈에 띄는 조치는 교통 통제다. 뉴델리 정부는 환경보호법에 근거해 배출 기준(BS) 3단계 휘발유 차량과 BS 4단계 디젤 사륜차의 운행을 금지했다. 이는 도시 내 차량 통행량을 획기적으로 줄여 배기가스 배출을 억제하기 위함이다. 또한, 비청정 연료를 사용하는 비필수 화물차의 뉴델리 진입도 전면 금지되어 물류 이동에도 비상이 걸렸다.대기오염은 시민들의 근무 환경과 교육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뉴델리 정부는 공공기관과 민간 기업 인력의 50%에 대해 의무적으로 재택근무를 실시하도록 지시했다. 이는 사무실 출퇴근 차량을 줄이는 동시에 시민들의 오염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학교 역시 9학년과 11학년 이하 학생들의 수업을 원격수업과 등교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사실상 저학년 학생들의 등교가 제한된 것이다.대기오염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건설 및 철거 작업은 전면 중단되었다. 심지어 도로·교량, 전력·통신 등 필수 인프라 공사까지 4단계 발동과 함께 모두 중지되는 초강수를 두었다. 이로 인해 일자리를 잃게 된 등록 건설 노동자들에게는 1만 루피(약 16만4000원)의 보상금이 지급될 예정이다.CAQM은 시민들에게 마스크 착용과 야외 활동 자제를 강력히 권고했으며, 특히 어린이와 노약자, 만성 질환자에게는 외출을 삼가도록 당부했다. 당국은 기상 조건이 개선될 때까지 비상 조치를 유지할 방침이며, 뉴델리는 매년 반복되는 겨울철 스모그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