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화제

'코리안 킬러' 산토스, 최두호에 지고 매너도 패배

 종합격투기 UFC 무대에서 한국의 최두호에게 뼈아픈 패배를 당한 브라질의 다니엘 산토스가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이며 고개를 숙였다. 산토스는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경기 중 입은 부상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동양인을 비하하는 부적절한 몸짓과 발언을 내뱉어 거센 비난을 받았다.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그는 결국 한글로 작성된 사과문을 올리며 진화에 나섰으나, 격투기 팬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사건의 발단은 산토스가 고국인 브라질로 돌아간 뒤 올린 영상물이었다. 그는 선글라스를 벗으며 최두호와의 경기에서 입은 눈 부위와 귀의 상처를 보여주던 중, 두 눈이 다 부어올라 감긴 자신의 모습을 가리켜 이제 한국인이 된 것 같다는 실언을 내뱉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양 검지 손가락으로 눈 가장자리를 옆으로 찢는 동작을 취했는데, 이는 서구권에서 동양인의 외모를 비하할 때 사용하는 전형적인 인종차별 제스처인 '슬랜트 아이'에 해당한다.

 


해당 영상이 확산하며 한국 팬들을 포함한 전 세계 네티즌들의 질타가 쏟아지자 산토스는 급히 게시물을 삭제했다. 이후 그는 사과문을 통해 한국 국민과 문화에 상처를 줄 의도는 전혀 없었으며, 자신의 부족한 표현력으로 인해 실망을 드려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한국 팬들에 대해 깊은 존경심을 가지고 있으며 이번 일을 계기로 매일 배우고 성장하겠다는 다짐을 덧붙였으나, 인종차별에 민감한 스포츠계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아이러니하게도 산토스는 그동안 '코리안 킬러'라는 별명으로 불릴 만큼 한국 선수들에게 강한 면모를 보여왔던 파이터다. 하지만 지난 1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최두호와의 맞대결에서는 2라운드 내내 고전을 면치 못하다 결국 TKO로 무너졌다. 최두호의 정교한 타격과 강력한 바디 샷 연타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산토스는 자신의 프로 경력 중 처음으로 TKO 패배를 기록하는 수모를 당하게 됐다.

 


반면 산토스를 꺾은 최두호는 이번 승리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약 1년 5개월 만의 복귀전에서 완벽한 승리를 거둔 최두호는 무려 10년 만에 UFC 3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하며 페더급의 강자로 다시 우뚝 섰다. 경기 내내 압도적인 기량으로 상대를 몰아붙인 끝에 얻어낸 결과여서 팬들의 환호는 더욱 컸지만, 패배한 상대의 몰상식한 행동이 전해지며 승리의 기쁨에 오점이 남게 됐다.

 

스포츠계에서는 이번 사건을 단순한 개인의 실수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제적인 무대에서 활동하는 프로 선수가 특정 인종을 비하하는 행위를 한 것은 엄중한 사안이며, UFC 측의 공식적인 입장 표명이나 징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산토스가 한글 사과문으로 용서를 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실력과 매너 모두에서 완패했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유퀴즈' 공승연 출연… '21세기 대군부인' 언급은 통편집

 배우 공승연이 인기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모습을 드러냈으나, 정작 그녀의 최근 흥행작인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에 대한 이야기는 방송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21일 방영된 회차에서 공승연은 가족사나 과거 연습생 시절의 고충 등 개인적인 서사에 집중하며 시청자들과 만났다. 하지만 당초 예고편을 통해 기대를 모았던 차기작 홍보나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는 본 방송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져 시청자들의 의구심을 자아냈다.방송 전 공개된 홍보 영상에서는 진행자 유재석이 공승연을 향해 드라마의 성공을 축하하며 전성기를 맞이했다는 덕담을 건네는 장면이 포함되어 있었다. 공승연 역시 동료 배우들의 이름을 언급하며 유쾌하게 화답하는 등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으나, 실제 방영분에서는 이러한 대화가 담긴 구간이 통째로 잘려 나갔다. 자막 역시 드라마 제목을 직접적으로 노출하는 대신 모호한 표현으로 대체되는 등 제작진의 고심 섞인 편집 흔적이 역력했다.이러한 파격적인 편집의 배경에는 최근 ‘21세기 대군부인’을 둘러싸고 불거진 심각한 역사 왜곡 논란이 자리 잡고 있다. 해당 드라마는 방영 막바지에 이르러 대한제국의 황실 권위를 폄훼하고 중국 제후국의 복식과 예법을 차용했다는 비판에 직면하며 국민적 공분을 샀다. 특히 황제가 착용해야 할 면류관의 줄 수를 축소하고 신하들이 제후에게나 쓰는 칭호를 외치는 장면이 전파를 타면서, 한국 역사를 의도적으로 비하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작품의 인기에 힘입어 성사된 출연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공승연의 방송 분량은 다른 게스트들에 비해 현저히 짧게 편집됐다. 드라마 관련 에피소드가 방송의 핵심 축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논란이 된 작품의 흔적을 지우다 보니 자연스럽게 출연자의 비중도 줄어들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흥행 가도를 달리던 배우에게도 작품의 왜곡 논란이 얼마나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가 됐다.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주연을 맡았던 아이유와 변우석은 물론 연출자와 작가까지 나서서 공식적인 사과문을 발표하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사과 이후에도 방송가에서는 해당 드라마를 언급하는 것 자체를 기피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유퀴즈’ 제작진 역시 대중의 날 선 비판 여론을 의식해 논란의 소지가 될 수 있는 장면을 사전에 차단하는 정공법을 택한 것으로 보이나, 편집의 결과물은 오히려 시청자들에게 드라마의 결함을 다시금 상기시키는 꼴이 됐다.결국 ‘21세기 대군부인’은 시청률과 화제성이라는 화려한 성과를 거두고도 역사 왜곡이라는 꼬리표에 발목이 잡혀 방송가에서 외면받는 처지에 놓였다. 주연 배우의 예능 출연마저 반쪽짜리에 그치게 만든 이번 사태는 대중문화 콘텐츠가 지녀야 할 역사적 책임감이 얼마나 무거운지를 다시 한번 일깨워주었다. 작품의 흔적을 지우려는 방송사의 발 빠른 대처에도 불구하고,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으라는 시청자들의 요구는 당분간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