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화재 딛고 핀 '선운사 특별전', 1만 5천 명 홀렸다

 서울 종로 조계사 경내에 위치한 불교중앙박물관이 전북 고창 선운사의 국보와 보물을 친견하려는 인파로 연일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도솔산 선운사-선(禪)에 들고 구름에 눕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특별전은 선운사 본사와 내소사, 개암사 등 말사의 성보 157점을 한자리에서 공개하며 불교 미술의 정수를 선보인다. 특히 지난달 부처님오신날을 기점으로 관람객이 폭증하며 5월 말 기준 누적 관람객 1만 5,000명을 넘어서는 등 박물관 역사상 유례없는 흥행 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다.

 

이번 전시의 백미는 단연 ‘선운사 삼지장(三地藏)’ 보살상의 최초 합동 전시다. 선운사 지장보궁과 도솔암, 참당암에 각각 모셔져 있던 보물급 지장보살상 3점이 사찰 밖으로 나와 나란히 안치된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지장보살은 지옥 중생을 구제하는 자비의 상징으로, 불자들 사이에서는 관음신앙과 함께 가장 두터운 신앙의 축을 형성하고 있다. 관람객들은 유리 진열장 너머로 보살상의 세밀한 표정과 조각 기법을 사방에서 감상하며, 평소 사찰 불단 위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성보의 진면목을 눈높이에서 마주하고 있다.

 


전시품 중에서도 지장보궁의 금동지장보살좌상은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밀반출되었다가 기적적으로 돌아온 파란만장한 역사를 품고 있어 더욱 주목받는다. 당시 보살상을 소장했던 일본인들이 우환에 시달리다 꿈속 계시를 받고 자발적으로 반환했다는 일화는 다큐멘터리로 제작되어 전시장 내에서 상영 중이다. 이러한 드라마틱한 서사와 박물관 측의 적극적인 SNS 홍보가 맞물리면서, 젊은 층 사이에서도 '반드시 봐야 할 전시'로 입소문이 나며 관람 열기를 더하고 있다.

 

사실 이번 전시는 작년 가을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예기치 못한 화재 사고로 반년가량 일정이 늦춰지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지난해 6월 조계종 총무원 청사 화재 당시 연기와 분진이 지하 박물관까지 덮치면서 정화 작업을 위해 휴관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지연이 오히려 부처님오신날이라는 불교계 최대 명절과 겹치는 신의 한 수가 되었다. 고창의 여러 암자를 일일이 찾아다녀야 만날 수 있는 보물들을 서울 한복판에서 한 번에 친견할 수 있다는 점이 불자들의 발길을 조계사로 이끄는 결정적 계기가 된 셈이다.

 


전시 성사 배경에는 선운사 주지 경우 스님과 교구 스님들의 통 큰 결단이 있었다. 화재로 전시 일정이 변경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선운사 측은 약속을 지키기 위해 사찰의 핵심 성보들을 흔쾌히 서울로 보냈다. 경우 스님은 선운사를 직접 찾지 못하는 대중에게도 성보를 친견할 기회를 주는 것이 불교의 도리라며 문중 스님들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이심전심의 마음은 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그대로 전달되어, 불상 앞에서 합장하고 큰절을 올리는 경건한 관람 문화로 이어지고 있다.

 

7월 말까지 이어지는 이번 특별전은 종교적 신앙을 넘어 우리 문화유산의 아름다움을 재발견하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국보인 내소사 동종의 섬세한 부조와 석조 보살상의 오톨도톨한 질감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이번 무대는, 박물관이라는 공간이 지닌 전시의 묘미를 극대화했다. 화마를 견뎌내고 더욱 찬란하게 빛을 발하고 있는 선운사의 보물들은, 각박한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지장보살의 자비로운 미소처럼 따뜻한 위로와 평온을 선사하고 있다.

 

 

 

KOVO가 꺼낸 카드, 김연경 배구단 창단 길 열까

 ‘신인감독 김연경’ 프로젝트가 시즌2에서 한층 커진 목표를 꺼내 들었다. 시즌1이 은퇴·방출 선수들에게 다시 코트로 돌아갈 기회를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시즌2는 실제 배구단 창단 가능성까지 모색하는 단계로 나아갔다.11일 방송된 MBC ‘신인감독 김연경2’ 첫 회에서는 김연경과 제작진이 시즌2의 방향성을 논의하는 회의 장면이 공개됐다. 이 자리에서 제작진은 시즌1 이후 기업들과 진행했던 배구단 창단 논의 과정을 상세히 설명했다.시작은 예상보다 뜨거웠다. 시즌1 방송 이후 한 브랜드 관계자가 먼저 배구단 창단 의사를 전했고, 이후 금융·핀테크·플랫폼 업계 기업들까지 관심을 보였다. 제작진에 따르면 창단에 관심을 나타낸 기업은 10여 곳에 달했다.그러나 관심이 곧바로 창단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대외 경제 상황과 배구계 분위기가 걸림돌이 됐다. 제작진은 연초 국제 정세 악화로 기업들의 투자 환경이 위축됐고, AI페퍼스 배구단 해체 이슈까지 겹치며 새 팀 창단 논의가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김연경 역시 시즌1의 성과를 돌아보며 아쉬움과 자부심을 함께 드러냈다. 그는 “이른 아침부터 밤까지 달렸다”며 제작진과 선수들이 쏟은 노력을 언급했다. 이어 “그 정도로 했는데 안 되면 직업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농담을 던지며 현장의 긴장을 풀었다.시즌1은 실제 성과도 남겼다. 방송 이후 이나연, 표승주, 구솔, 인쿠시가 각각 프로팀에 입단했다. 단순한 예능이 아니라 선수들의 재도약 통로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김연경은 “4명이나 프로팀에 보냈다”며 뿌듯함을 감추지 않았다.새로운 돌파구로 떠오른 것은 KOVO와의 논의였다. 제작진은 한국배구연맹을 통해 ‘네이밍 스폰서십’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기업이 구단 운영비를 지원하고 팀명에 기업 이름을 사용하는 방식이다.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가 대표적인 사례로 알려져 있다.김연경은 무거운 창단 논의 속에서도 재치 있는 반응을 보였다. 창단이 쉽지 않다는 설명이 이어지자 “그럼 부승관한테 얘기해서 해볼까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시즌2는 이제 단순히 선수를 선발하고 훈련시키는 프로그램을 넘어섰다. 여자배구에 필요한 새로운 팀 운영 방식, 기업 참여 모델, 리그 확장 가능성까지 다루는 실험장이 된 셈이다. 김연경이 이끄는 프로젝트가 실제 창단이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