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부산 7개 바다 전면 개장, 여름 축제 막 올랐다

 여름의 상징인 부산의 바다가 피서객들을 향해 활짝 열렸다. 부산시는 1일 오전 9시를 기해 광안리, 송도, 다대포, 임랑, 일광 등 5개 해수욕장이 일제히 개장하며 본격적인 운영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6일 먼저 손님맞이를 시작한 해운대와 송정해수욕장에 이어 부산 지역 7개 공설해수욕장이 모두 전면 개장함에 따라, 부산 전역은 전국에서 몰려든 피서객들로 활기를 띠고 있다. 올해 부산 해수욕장들은 단순한 물놀이를 넘어 각 해변의 특색을 살린 다채로운 문화 콘텐츠와 한층 강화된 안전 시설을 갖추고 관광객을 맞이한다.

 

광안리해수욕장은 올해 이용객들의 편의와 즐길 거리를 대폭 확충했다. 해변 곳곳에 공유 의자 80개를 비치해 누구나 편하게 바다를 감상할 수 있도록 했으며, 돗자리 대여 서비스를 도입해 가벼운 차림의 관광객들도 배려했다. 특히 매주 토요일 밤 하늘을 수놓는 1,500대 규모의 드론쇼는 올해 더욱 화려한 연출을 예고하고 있다. 8월에는 국제여자비치발리볼대회가 열려 역동적인 볼거리를 제공하며, 주말 밤마다 운영되는 '차 없는 문화거리'에서는 발코니 음악회 등 감성적인 문화 행사가 펼쳐져 광안리만의 낭만을 더할 예정이다.

 


서부산의 명소 다대포해수욕장은 노을과 예술이 어우러진 축제의 장으로 변신한다. 다음 달 열리는 부산바다축제 기간 중 다대포의 환상적인 일몰을 배경으로 영화를 감상하는 '선셋영화제'가 개최되어 가족과 연인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할 전망이다. 또한 올해는 '청춘해방구역'이라는 테마 아래 부산 지역 10개 대학이 참여하는 대학 축제 대전이 열려 젊은 층의 유입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대포는 특유의 넓은 백사장과 얕은 수심을 활용해 전 세대가 즐길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피서객들의 안전을 위한 스마트한 방역 및 안전 대책도 눈에 띈다. 최근 빈번해진 해파리 출몰에 대비해 광안리와 송도해수욕장에는 해안선으로부터 100m 구간에 유입 방지 그물망이 설치되었다. 이는 지난해 처음 도입되어 쏘임 사고 예방에 큰 효과를 거둔 시설로, 올해는 설치 지역을 확대해 안전한 물놀이 환경을 조성했다. 송도해수욕장은 새롭게 단장한 종합관광안내센터를 가동하고 세족실 등 편의시설을 대폭 확충해 관광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앞서 개장한 해운대와 송정해수욕장의 열기는 이미 확인된 상태다. 개장 후 불과 5일 만에 해운대에는 35만 명, 송정에는 7만 명이 넘는 인파가 다녀가며 '여름 수도 부산'의 명성을 입증했다. 해운대구와 수영구 등 각 지자체는 많은 인파가 몰릴 것에 대비해 안전요원을 대거 배치하고 수상 구조 장비를 점검하는 등 사고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야간 개장 구역과 야간 버스킹 공연장 등 밤 시간대 즐길 거리가 늘어남에 따라 야간 안전 관리 체계도 한층 강화했다.

 

부산의 해수욕장들은 이제 단순한 피서지를 넘어 글로벌 관광 도시 부산의 핵심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해운대의 화려함, 광안리의 낭만, 다대포의 고요한 노을 등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7개의 바다는 8월 말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부산시는 해수욕장 개장 기간 동안 교통 혼잡에 대비해 대중교통 증편과 임시 주차장 확보 등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전국적인 폭염 예보 속에 시작된 부산 바다의 개막 소식은 일상에 지친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시원한 해방구가 되어줄 것으로 보인다.

 

 

 

암살자(들), 스크린은 1위, 극장 밖은 전쟁

영화 ‘암살자(들)’이 스크린 안팎을 동시에 흔들고 있다. 극장 안에서는 관객을 끌어모으며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키고 있지만, 극장 밖에서는 역사 왜곡 논란과 정치권 공방, 배우 자택 앞 시위, 굿즈 사태까지 겹치며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암살자(들)’은 전날인 5일 전체 박스오피스 1위와 전체 좌석판매율 1위를 동시에 차지했다. 논란이 흥행에 찬물을 끼얹기는커녕, 개천절 연휴 관객들의 관심을 더 끌어올린 모양새다.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사흘 동안 이 영화를 본 관객은 52만 명을 넘어섰다. 22일 연속 한국영화 예매율 1위도 이어갔다. 개봉 3주 차에 접어들었지만 흥행 열기는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누적 관객 수는 240만 명을 돌파했다.‘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벌어진 영부인 저격 사건의 의혹과 배후를 파헤치는 작품이다. 민감한 현대사를 정면으로 다룬 만큼 개봉 전후로 뜨거운 논쟁을 불러왔다. 문제는 논쟁이 작품 해석을 넘어 출연 배우 개인을 향한 압박으로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지난 4일 일부 보수 성향 단체 회원들은 서울 성북구에 있는 배우 유해진의 자택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영화 상영 중단과 제작진·출연진의 사과를 요구했다. 온라인상에서는 유해진이 모델로 활동 중인 브랜드를 향한 불매 움직임과 광고 교체 요구도 이어졌다.배우 측은 강경 대응에 나섰다. 유해진의 소속사 VAST엔터테인먼트는 “배우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거나 신변을 위협하고 명예를 훼손하는 일체의 행위를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불법 행위로부터 소속 배우의 권익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논란은 극장가로도 옮겨붙었다. 메가박스는 최근 ‘암살자(들)’ 오리지널 티켓 굿즈를 무상 제공했다가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일부 누리꾼들은 티켓 디자인이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연상시키고, 시해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른바 ‘패륜 굿즈’라는 비판까지 나왔다.메가박스는 결국 고개를 숙였다. 메가박스 측은 “일정이 촉박해 담당자들이 영화를 미리 보지 못한 상태에서 배급 및 제작사와 협의해 굿즈를 제작했다”며 “역사적 비극과 참혹한 사건이 지닌 엄중함과 무게를 깊이 헤아리지 못해 불편함을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남은 굿즈 수량은 전량 폐기하기로 했다. 메가박스는 향후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을 다룬 굿즈를 제작할 때 사회적·윤리적 영향을 더 철저히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정치권도 가세했다. 여야는 영화의 역사적 해석과 표현 방식을 두고 엇갈린 입장을 보이며 충돌했다. 보수 진영에서는 국가 원수 부인이 희생된 비극적 사건을 상업영화의 소재로 삼는 과정에서 사건을 왜곡하거나 특정 시각을 정당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했다.영화계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작품을 향한 비판은 가능하지만, 그 화살이 창작자와 배우 개인의 일상과 안전을 겨냥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영화·연출·제작·노동 등 19개 단체가 참여한 영화인연대는 성명을 통해 “작품을 둘러싼 논의가 작품의 내용과 해석을 넘어 참여한 개인의 일상과 안전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영화인연대는 “역사적 사건을 다룬 작품에 대해 다양한 문제 제기와 토론이 이루어질 수 있고, 유족과 그 시대를 기억하는 이들의 아픔도 존중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작품에 대한 비판과 개인에 대한 압박은 분명히 구분돼야 하며, 신상정보 등 사생활 영역으로 확대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한국영화감독조합도 비슷한 입장을 냈다. 조합은 “지금 우리가 마주한 것은 영화에 대한 비판이 아닌 인신에 대한 선을 넘은 공격”이라며 “한 편의 영화에 대한 평가가 창작자의 다음 작업까지 꺾으려는 시도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이어 “창작자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비판받을 수 있지만, 그것이 삶과 생업을 무너뜨리는 방식으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며 “창작자들이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을 지키는 것이 한국영화의 미래”라고 덧붙였다.‘암살자(들)’은 현재 흥행 면에서는 분명한 승기를 잡았다. 그러나 영화가 불러온 논쟁은 단순한 흥행 이슈를 넘어 역사 해석, 표현의 자유, 정치적 갈등, 창작자 보호 문제까지 건드리고 있다. 관객의 선택은 계속되고 있지만, 영화 밖 논란의 출구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