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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 후손' 허미미, 韓 여자 유도 은메달 수확

 파리 올림픽에서 유도 여자 57㎏급 결승전에 출전한 경북체육회의 허미미가 은메달을 수확했다.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를 둔 허미미는 2002년에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유도 선수인 아버지를 따라 중학생 때부터 일본에서 유도를 시작한 허미미는 2017년 전국중학교유도대회에서 여자 52㎏급에서 우승했고, 학업에도 매진했다. 이후 그는 일본에서 명문대로 손꼽히는 와세다대 스포츠과학과에 진학했다.

 

그리고 2021년에 허미미는 일생일대의 전환점을 만나게 된다. 허미미의 조모가 "한국 국가대표로 선수 생활을 하길 바란다"는 유언과 함께 눈을 감은 것이다. 이에 허미미는 한국행을 결단하고 같은 재일 교포인 김지수와 함께 경북체육회에 입단했다. 그제야 허미미는 자신이 독립운동가 허석(1857∼1920)의 5대손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허미미는 2022년 6월에 국제대회 데뷔전으로 알려진 트빌리시 그랜드슬램 금메달을 수확하고, 세계선수권대회 준결승에 진출한다. 2024년 5월에 개최된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금메달을 따는 데 성공했다.

 

파리 올림픽에 출전한 허미미는 여자 57㎏급 결승전까지 올랐다. 결승전의 상대는 캐나다의 크리스타 데구치였다. 허미미는 데구치와 치열한 접전을 펼치며 연장전까지 갔다. 그러나 허미미는 메치기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위장 공격 판정을 받아 반칙패했다.

 

한편 허미미는 2016년 이후 8년 만에 한국 여자 유도 메달을 따냈다. 허미미는 '태극마크'를 달고 경기에 임하며 생긴 마음가짐으로 "올림픽에서 정말 자랑스러웠으며, 결승까지 갈 수 있어 행복하다"고 언급했다.

 

고전 설화의 발칙한 반란, 가부장제 부순 두 여성의 처절한 연대기

 가부장적 질서 아래 희생된 두 여성의 영혼이 저승 법정이라는 가상의 공간에서 마주한다. 뮤지컬 ‘홍련’은 고전 설화 ‘장화홍련전’과 ‘바리공주’를 현대적 시각으로 해체하여 재조립한 작품이다. 아버지를 살해하고 동생을 해친 혐의로 기소된 홍련과 그를 심판해야 하는 바리의 대립을 통해, 극은 단순히 죄의 유무를 따지는 것을 넘어 억압받아온 이들의 목소리를 복원하는 데 집중한다.천도정의 재판장 바리는 법과 원칙을 앞세워 홍련의 죄를 추궁하지만, 홍련은 생존을 위해 선택해야 했던 폭력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팽팽하게 맞선다. 이 과정에서 두 인물이 공유하는 가정 내 학대와 유교적 억압의 상처가 서서히 드러난다. 가해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피해자 홍련과 버림받은 신 바리는 서로의 아픔을 투영하며 심판자와 피고인이라는 이분법적 경계를 허물고 연대의 가능성을 탐색한다.강혜인은 방어적인 태도 뒤에 숨겨진 홍련의 처절한 공포와 분노를 입체적으로 표현한다. 학대의 굴레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날을 세우면서도, 그 이면에 자리한 슬픔을 섬세한 음색 변화로 포착해 관객의 몰입을 이끌어낸다. 김경민은 냉철한 신의 모습으로 극의 중심을 잡는 동시에, 홍련의 과거를 마주하며 흔들리는 내면의 동요를 밀도 있게 그려내며 극적 긴장감을 더한다.음악적 구성은 서양의 강렬한 록 사운드와 동양의 전통 씻김굿 선율을 절묘하게 혼합했다. 날카로운 기타 리프와 드럼 비트는 인물들이 세상에 던지는 저항의 메시지를 청각적으로 극대화한다. 반면 극의 기저를 흐르는 씻김굿의 가락은 상처 입은 영혼들을 위로하는 제의적 역할을 수행한다. 배우들의 폭발적인 보컬은 록 음악의 타격감과 어우러져 인물들이 겪는 내면의 고통을 객석에 고스란히 전달한다.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의 원형 무대는 저승 법정이라는 폐쇄적 공간의 특성을 효과적으로 구현한다. 거대한 장치 대신 조명의 극명한 대비를 활용해 이승과 저승, 현재와 과거를 유연하게 교차시킨다. 특히 저승차사 역할을 맡은 배우들은 멀티롤을 수행하며 홍련의 기억 속 가해자나 방관자로 변신해 극에 역동성을 부여한다. 이들의 유기적인 움직임은 법정극의 단조로움을 탈피하고 서사의 입체감을 높이는 핵심 요소다.작품은 익숙한 고전의 틀을 빌려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폭력과 방관의 문제를 정면으로 응시한다. 자신의 과거를 직면하고 서로의 고통을 인정하는 과정을 통해 인물들은 비로소 한을 풀고 해방을 맞이한다. 씻김굿의 본질적인 치유 기능을 무대 위에 구현한 이 공연은 오는 5월 17일까지 서울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관객과 만남을 지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