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

"아파도 갈 곳 없는 지방"… 심각한 의료 불균형

 의료서비스 수요는 지방에 많지만, 의사와 의료기관은 서울·수도권에 집중돼 의료 불균형이 심각하다. 

 

지난해 전국 의사 16만6197명 중 28.1%인 4만6624명이 서울에서 근무했으며, 수도권 전체로는 절반 이상이 몰려 있다. 

 

반면 주요 암 환자와 고령자는 지방에 많아 전남, 경북, 전북 등이 높은 유병률을 보였다. 1인당 월평균 진료비도 전남이 25만5518원으로 가장 높았고, 서울은 19만3059원으로 전국 평균보다 낮았다.

 

공중보건의 부족 문제도 심각하다. 의대생들이 긴 복무 기간을 이유로 공보의를 기피하고, 수도권 대학병원에 공보의가 대체 투입되면서 취약지역 의료 공백이 커지고 있다. 

 

의대생들이 현역 입대를 선호하면서 의료 불균형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부숴야 비로소 시작된다…파괴에서 창조를 보는 거장

 버려진 병뚜껑에 예술적 숨결을 불어넣어 세계 미술계의 거장으로 우뚝 선 가나 출신 작가 엘 아나추이가 신작과 함께 한국을 찾았다.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갤러리 화이트 큐브 서울에서 그의 개인전 ‘LuwVor’가 막을 올렸다. 이번 전시는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그의 신작을 선보이는 자리로, 서울을 시작으로 아트바젤 홍콩까지 이어지는 대규모 프로젝트의 서막이다.엘 아나추이는 금속 폐기물인 병뚜껑을 마치 천을 짜듯 구리선으로 엮어 거대한 직물과 같은 설치 작품을 만드는 것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그의 손에서 하찮은 소비의 잔해는 인류의 역사, 문화, 교류에 대한 장대한 서사를 담은 기념비적인 예술 작품으로 재탄생한다. 이는 폐기물에 새로운 생명을 부여하는 동시에 조각이라는 장르의 전통적인 경계를 허무는 혁신적인 시도다.그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핵심 철학은 ‘비고정성(Non-fixed form)’이다. 이는 조각을 완성된 고정체로 보지 않고, 설치되는 공간과 조건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할 수 있는 유동적인 존재로 인식하는 개념이다. 이러한 생각은 파괴를 재탄생의 조건으로 바라보는 그의 초기작 ‘깨진 항아리’ 연작과도 맥을 같이하며, 과거를 미래의 자원으로 삼는다는 아프리카의 ‘산코파(Sankofa)’ 사상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이번 전시에서 공개된 신작들은 지난 30년간 이어온 병뚜껑 작업의 연장선에 있으면서도 한 단계 더 진화한 형태를 보여준다. 수천 개의 금속 조각을 자르고 변형시켜 엮어낸 작품들은 이전보다 더욱 정교하고 복합적인 구조를 드러낸다. 특히 작품의 앞면과 뒷면이 뚜렷한 대비를 이루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작품의 한 면이 은빛 금속의 단조로운 물성을 드러낸다면, 다른 면은 흙을 연상시키는 검은색, 갈색, 붉은색 등 다채로운 색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다. 작품은 벽에 걸리는 대신 공간에 느슨하게 드리워져, 관람객은 그 주위를 거닐며 작품의 양면은 물론, 틈새로 드러나는 내부 구조까지 다각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이는 고정된 시점을 거부하고 관람객의 능동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작가의 의도를 보여준다.런던 테이트 모던과 상하이 푸동미술관에서의 성공적인 전시 이후 발표되는 이번 신작들은 작가의 끊임없는 예술적 탐구와 확장을 증명한다. 서울 전시에 이어 아트바젤 홍콩에서도 주요 작품이 소개될 예정이어서, 엘 아나추이의 새로운 예술 세계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