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일본 미술의 신성' 아야코 록카쿠의 형광빛 비밀

아야코 록카쿠(43)는 최근 몇 년 사이 일본의 현대미술 씬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작가 중 하나로, 그녀의 독특한 예술 세계는 ‘꿈의 화가’라는 별명을 얻게 했다. 록카쿠는 형광 색채와 손끝 터치로 그려낸 작품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그녀의 화풍은 아이가 그린 그림처럼 순수하면서도 묘한 감성을 자아낸다. 그녀의 작품은 일본 대중문화의 상징인 ‘카와이(귀엽다)’를 떠올리게 하면서도, 그 이면에 있는 복잡하고 알 수 없는 감정의 층을 드러낸다.

 

록카쿠는 20대 초반에 미술을 독학으로 배웠고, 정규 미술 교육을 받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30대 초반부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그녀의 작품은 이제 미술 시장에서 수억 원을 호가하는 인기작으로 거래될 만큼, 많은 컬렉터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록카쿠는 자신의 작품이 누군가에게 작은 위안이나 행복이 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하며, 겸손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그녀의 작품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강렬한 색감이다. 형광 분홍, 밝은 노랑, 선명한 파랑 등 대담한 색조합은 록카쿠의 시그니처가 되었다. 그녀는 이 색감을 통해 자신의 내면의 감정을 표현하고, 이 기묘한 색들의 배경에 숨어 있는 생명체들이 드러나는 독특한 작품 세계를 펼쳐낸다. 록카쿠는 형광색 물감을 사용할 때 기분이 고양되는 느낌을 받아 이를 작품에 담게 되었다고 한다.

 

더불어 록카쿠는 붓 대신 손끝으로 물감을 바르는 독특한 기법을 사용한다. 손끝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이유는 한 번은 택배 상자에 손을 비비게 된 경험에서 비롯되었다. 그때의 촉감이 그녀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면서, 이후 붓 대신 손끝으로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 최근에는 수술용 장갑을 끼고 작업하는 방식을 병행하고 있다.

 

한편, 록카쿠는 최근 도자기, 청동, 유리를 활용한 입체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쾨닉 서울에서 열린 개인전에서는 그녀가 처음으로 시도한 입체 작품들을 선보였다. 그녀는 직물을 손으로 자르고 연결하여 거대한 산과 토끼 형태를 만들어내었으며, 이를 위해 서울에 한 달 반가량 머물며 동대문 천시장에서 재료를 구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이번 전시는 록카쿠가 스페인의 마요르카에서 레지던시 활동을 하며 느낀 감정을 바탕으로 한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특히 그녀는 마요르카에서 산에 둘러싸인 환경에서 생활하며 큰 감정의 동요를 경험했다고 한다. 이를 반영한 전시 제목은 ‘이름 없는 감정의 산(Mountains of Nameless Emotions)’으로, 산을 주제로 한 작품들에서 감정의 깊은 층을 형상화하고자 했다. 전시는 오는 25일까지 쾨닉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며, 관람객들은 록카쿠의 세계에서 풍부한 감정의 흐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록카쿠는 자신의 작품 세계를 단순히 ‘귀여운’ 것으로 규정하지 않는다. 그녀의 작품 속에서 형광색의 밝고 경쾌한 색감은 감정의 다양한 층을 드러내는 수단에 불과하며, 그 안에 담긴 복잡한 감정과 내면의 세계는 단순히 시각적인 것 이상의 깊이를 전달한다. 그녀는 자신만의 독특한 기법과 색감으로 현대미술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길 것이다.

 

"우리 엄마도 이렇게는 안 믿어"…김경문, 17년 전 '이승엽 신화'에 팀을 태우다

 한화 이글스의 가을 야구가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시리즈 전적 1승 2패로 뒤지던 4차전, 9회초 3점의 리드를 안고 마운드에 오른 이는 '믿음의 아이콘' 김서현이었다. 2승 2패, 시리즈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는 희망이 가득했던 순간, 야구장의 공기는 그러나 곧 절망으로 바뀌었다. 김서현은 박동원에게 통한의 투런 홈런을 얻어맞으며 마운드 위에서 고개를 숙였고, 팀은 믿을 수 없는 역전패를 당하며 1승 3패의 절대적인 위기에 봉착했다. 가을의 기적을 꿈꾸던 팬들의 기대는 한순간에 산산조각 났고, 이제 남은 것은 실낱같은 희망과 더 커져 버린 불신뿐이다. 김경문 감독의 선택은 시리즈 전체의 향방을 결정짓는 가장 뼈아픈 순간으로 기록되었다.경기 종료 후 팬심은 들끓다 못해 폭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 미디어는 김경문 감독의 용병술을 향한 성토의 장으로 변했다. "우리 엄마도 나를 저렇게까지 믿지는 않는다", "김서현만 한화 선수인가"와 같은 조롱 섞인 비판은 물론, "이승엽 신화에 취해 팀을 망가뜨리고 있다"는 원색적인 비난까지 쏟아졌다. 특히 패배 후 "8회는 잘 막지 않았느냐"는 김 감독의 발언은 불타는 여론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되었다. 결과의 책임을 외면하고 과정의 일부만을 긍정하려는 듯한 태도는 팬들에게 더 큰 실망과 분노를 안겨주었다. 감독의 신뢰와 팬들의 인내심 사이의 괴리가 극명하게 드러난 순간이었다.김경문 감독의 야구 인생을 관통하는 '믿음의 야구'라는 철학이 최대의 시험대에 올랐다. 그의 신념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영광스러운 기억에 뿌리를 두고 있다. 당시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던 이승엽을 끝까지 기용해 결국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성공 신화는 그의 지도자 인생에 가장 빛나는 훈장이자 가장 강력한 무기였다. 하지만 2025년의 포스트시즌은 17년 전의 올림픽 무대와는 다르다. 시즌 내내 제구 불안과 심리적 기복을 노출했던 젊은 투수 김서현은 해결사 이승엽이 아니며, 패배가 곧 탈락으로 이어지는 단기전 마운드는 믿음보다는 냉철한 결단이 요구되는 자리다. 한때 미덕으로 칭송받던 믿음은 이제 '고집'과 '집착'이라는 비판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이제 한화 이글스에게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5차전, 단 한 번의 패배로 한 시즌의 노력이 모두 물거품이 될 수 있는 외나무다리 승부만이 남았다. 야구 팬들의 모든 시선은 이제 김경문 감독의 더그아웃을 향한다. 그는 과연 자신의 야구 철학을 끝까지 밀어붙일 것인가, 아니면 비판을 수용하고 변화를 선택할 것인가. 이 결정에 따라 한화의 운명은 물론, '명장' 김경문 감독의 '믿음의 야구' 역시 재평가받게 될 것이다. 팀의 가을 야구 운명이 그의 마지막 선택에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