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

한국 노인 빈곤율 OECD 평균의 3배... '노인 지옥' 대한민국의 슬픈 자화상

 대한민국의 노인 빈곤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보건복지부와 통계청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2023년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상대적 빈곤율이 38.2%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인구의 빈곤율 14.9%와 비교해 2.5배 이상 높은 수치다.

 

특히 충격적인 것은 성별 격차다. 남성 노인의 빈곤율이 31.8%인 데 비해, 여성 노인은 43.2%로 현저히 높았다. 이는 우리 사회의 성별 임금 격차와 여성의 경력 단절이 노후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연령이 높아질수록 빈곤율이 급증한다는 사실이다. 66~75세 노인의 빈곤율은 31.4%지만, 76세 이상은 52.0%로 폭증한다. 즉, 76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2명 중 1명 이상이 빈곤 상태에 놓여있다는 충격적인 현실이 드러났다.

 


국제 비교에서도 한국의 노인 빈곤 문제는 심각성을 더해간다. OECD의 '한눈에 보는 연금 2023'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66세 이상 노인 빈곤율은 40.4%로 OECD 평균(14.2%)의 약 3배에 달한다. OECD 회원국 중 노인 빈곤율이 40%를 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소득 불평등 측면에서도 한국 노인층의 상황은 심각하다. 66세 이상 노인의 가처분소득 지니계수는 0.376으로, 전체 인구의 지니계수(0.331)보다 높다. 이는 OECD 회원국들의 일반적인 경향과 정반대되는 현상이다. 대부분의 OECD 국가에서는 노인층의 소득 불평등이 전체 인구보다 낮은 반면, 한국은 오히려 노인층에서 불평등이 더 심화되는 특이한 양상을 보인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2021년까지 감소 추세를 보이던 노인 빈곤율이 2022년부터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는 노인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한 현행 사회보장제도와 노후소득보장 정책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32살 남성 10명 중 7명이 '나 혼자 산다'

 불과 5년이라는 짧은 시간 차이를 두고 태어난 청년 세대 사이에서도 결혼과 출산을 선택하는 비율이 극명하게 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데이터처가 16일 발표한 '인구동태패널통계' 분석 결과, 동일한 나이라도 더 늦게 태어난 세대일수록 결혼하지 않거나 아이를 낳지 않는 비율이 뚜렷하게 높아지는 현상이 공식 통계로 확인됐다. 이는 청년층이 결혼과 출산을 단순히 미루는 단계를 넘어, 아예 포기하거나 시도할 기회조차 갖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가 심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충격적인 결과다. 대한민국의 저출산 문제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는 강력한 경고등이 켜진 셈이다.이번 통계는 생애 주기상 결혼과 출산이 가장 활발한 30대 초반 인구를 시차를 두고 비교하는 방식으로 세대 간의 인식 변화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2015년에 32세였던 1983년생 남성의 미혼 비율은 57.1%였으나, 불과 5년 뒤인 2020년에 같은 32세가 된 1988년생 남성의 미혼 비율은 67.6%로 10%포인트 이상 급증했다. 결혼을 하지 않으니 아이가 없는 비율 역시 같은 기간 73%에서 82.2%로 치솟았다. 여성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해, 31세 여성의 미혼율은 5년 사이 43.5%에서 54.7%로 11.2%포인트나 폭증하며 절반을 훌쩍 넘어섰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시간이 지나도 이들이 결혼으로 이어지는 비율 자체가 급감하고 있다는 점이다. 3년 내 결혼하는 비율이 남성은 24.1%에서 15.5%로, 여성은 28.4%에서 19.1%로 뚝 떨어졌다.이처럼 암울한 현실 속에서도 '육아휴직'이라는 한 줄기 희망의 빛이 발견됐다. 첫 아이를 낳은 부모가 육아휴직을 사용했을 경우, 그렇지 않은 부모보다 3년 이내에 둘째 아이를 낳아 '다자녀 가구'가 될 확률이 유의미하게 높다는 사실이 데이터로 입증된 것이다. 2015년부터 2020년 사이 첫 아이를 낳은 상시근로자를 추적 관찰한 결과, 육아휴직을 사용한 남성의 46.4%가 3년 후 두 자녀 이상을 둔 반면, 육아휴직을 쓰지 않은 남성은 그 비율이 39.9%에 그쳤다. 여성의 경우 그 효과가 더욱 극적으로 나타났는데, 육아휴직을 쓴 여성의 다자녀 비율은 39.2%로, 미사용자(30.1%)보다 무려 9.1%포인트나 높았다.육아휴직의 긍정적인 효과는 특정 계층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 거주 지역이나 소득 수준, 심지어 직장의 규모와 관계없이 모든 계층에서 육아휴직 사용이 추가 출산으로 이어지는 공통적인 경향이 나타났다. 소득이 평균보다 낮거나 중소기업에 다니는 부모라 할지라도 육아휴직을 사용했을 때의 다자녀 비율이 미사용자보다 높게 나타난 것이다. 이는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만 보장된다면, 청년들이 자녀를 더 낳을 의향이 있음을 명확히 보여주는 증거다. 저출산이라는 거대한 시대적 과제 앞에서, 육아휴직 제도의 실질적인 보장과 확대가 가장 효과적인 해법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