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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가 와인보다 과학적이다! '조상님들의 비밀 레시피' 최초 공개

 동서양을 대표하는 두 발효주, 와인과 막걸리의 제조 과정에는 흥미로운 차이가 존재한다. 이는 단순한 제조 방식의 차이를 넘어, 인류 문명의 발달 과정을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와인의 역사는 인류 문명만큼이나 오래되었다. 고고학적 증거에 따르면 최초의 와인은 약 8000년 전 조지아 지역에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후 이집트, 메소포타미아를 거쳐 서유럽으로 전파되며, 특히 기독교 문화권에서 성찬용 포도주로 사용되면서 더욱 발전했다.

 

와인 제조의 가장 큰 특징은 그 단순함에 있다. 포도알을 으깨면 자연스럽게 과즙이 나오고, 포도 껍질에 붙어있는 야생 효모가 당분을 분해하며 자연스럽게 발효가 시작된다. 이런 단순한 '단발효' 과정 덕분에 인류는 일찍부터 와인을 즐길 수 있었다.

 

반면 우리의 막걸리는 훨씬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쌀이라는 원재료부터가 그렇다. 쌀에는 포도와 달리 효모가 바로 먹을 수 있는 당분이 없다. 쌀의 주성분인 전분을 먼저 당분으로 분해해야 하는데, 이것이 바로 '당화' 과정이다. 이를 위해서는 특별한 효소가 필요하다.

 


우리 조상들은 이 문제를 누룩이라는 독특한 발효제로 해결했다. 누룩은 밀이나 보리를 빚어 만든 덩어리로, 그 안에는 효소와 효모가 모두 들어있다. 효소가 먼저 전분을 당분으로 분해하고, 이어서 효모가 그 당분을 먹고 알코올을 만들어내는 '병행 복발효' 방식이다. 이는 마치 압축파일을 푸는 과정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복잡한 과정은 역설적으로 한국 전통주의 다양성을 가져왔다. 막걸리 원액은 14~15도의 높은 도수를 자랑하는데, 이를 걸러내면 약주가 되고, 맑은 윗부분만 따로 모으면 청주가 된다. 더 나아가 이를 증류하면 소주가 탄생한다. 조선 시대 명주로 꼽히는 감홍로나 홍로주도 모두 이러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효모와 효소의 차이다. 한자어를 살펴보면 그 의미가 더욱 선명해진다. 효소(酵素)는 '항아리 속에서 흰 쌀을 삭히는 물질'을, 효모(酵母)는 '삭힌 것을 품고 술을 낳는 어머니'를 의미한다. 이처럼 정교한 발효 과학이 우리 전통주 문화에 깃들어 있었던 것이다.

 

현대에는 맥주라는 또 다른 양조 방식도 주목받고 있다. 맥주는 보리를 발아시켜 효소를 얻는 '단행 복발효' 방식을 사용한다. 하지만 이는 막걸리의 병행 복발효만큼 높은 도수를 얻을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결과적으로 각각의 발효 방식은 그 지역의 문화와 기후, 농작물의 특성을 반영하며 발전해 온 것이다.

 

노인에겐 '약', 젊은이에겐 '독'?…구강청결제와 비트 주스를 둘러싼 놀라운 진실

 상쾌함을 위해 무심코 사용해 온 구강청결제가 젊은 세대의 혈관 건강을 되려 해칠 수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발표되어 학계와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이어온 청결 습관이 실제로는 우리 몸의 중요한 생화학적 작용을 방해하는 '나비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경고등이 켜진 것이다.이번 연구는 영국 엑서터대학교(University of Exeter) 연구팀이 진행했으며, 그 결과는 저명한 국제학술지 '활성산소 생물학과 의학(Free Radical Biology and Medicine)' 최신 호에 게재되며 신뢰도를 더했다. 연구의 핵심은 '연령'이라는 변수가 구강 미생물과 질산염 섭취, 그리고 혈관 건강 사이의 상호작용에 어떤 차이를 만들어내는지를 규명하는 것이었다. 연구팀은 이를 위해 18세에서 30세 사이의 건강한 젊은 성인 39명과 67세에서 79세의 노인 36명을 대상으로 정교하게 설계된 임상시험을 수행했다.참가자들은 2주 동안 각각 세 가지 다른 처치를 받았다. 첫째는 질산염이 풍부한 비트 주스, 둘째는 살균 성분이 포함된 구강청결제, 그리고 마지막은 효과가 없는 위약(가짜 약)이었다. 각 실험 사이에는 2주의 휴지기를 두어 이전 실험의 영향이 남지 않도록 했다. 연구팀은 이 기간 동안 참가자들의 구강 내 미생물 군집의 변화, 혈액 속 산화질소의 중간 대사물인 아질산염 농도, 평균 동맥압, 그리고 혈관이 얼마나 유연하게 확장하는지를 보여주는 혈관내피세포 의존성 혈관이완 반응(FMD) 수치를 정밀하게 측정했다.결과는 놀라웠다. 젊은 성인 그룹의 경우,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비트 주스를 마셨을 때는 혈압이나 혈관 기능에서 뚜렷한 긍정적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살균 구강청결제를 단 2주간 사용했을 때, 구강 내 유익한 미생물의 다양성이 눈에 띄게 감소했으며, 혈관의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핵심 지표인 혈관 확장 기능(FMD)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으로 저하되는 것이 확인됐다. 이는 구강청결제의 살균 작용이 입속의 유해균뿐만 아니라, 혈관 건강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유익균까지 무차별적으로 제거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즉, 입안의 '좋은 박테리아'는 우리가 섭취하는 채소 속 질산염을 아질산염으로 전환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 아질산염이 체내에서 혈관을 확장시키는 산화질소로 바뀌어 혈압을 조절한다. 구강청결제가 이 중요한 연결고리를 끊어버린 것이다.반면, 노인 그룹에서는 전혀 다른 양상이 관찰됐다. 이들은 구강청결제를 사용했을 때 젊은 층과 같은 혈관 기능 저하가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질산염이 풍부한 비트 주스를 섭취했을 때 평균 혈압이 약 4㎜Hg 감소하는 뚜렷한 건강 개선 효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이러한 혈압 강하 효과가 특정 구강 미생물(프리보텔라 속 세균)의 비율 감소와 연관이 있음을 밝혀내며, 노년층에게는 질산염이 풍부한 식단이 심혈관계 부담을 줄이는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이번 연구는 연령대에 따라 구강 미생물과 식단이 혈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극명하게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결과는 2주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의 관찰에 근거한 것이므로, 구강청결제의 장기적인 사용이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후속 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구는 입속 건강이 전신 건강, 특히 심혈관 시스템과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남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