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장욱진: 영원한 집'..한국형 감성으로 뉴욕 접수

 자연과 가족, 그리고 평범한 일상의 아름다움을 단순한 형상으로 따뜻하게 담아낸 한국 근대미술의 거장 장욱진(1917~1990)의 첫 해외 개인전이 미국 뉴욕에서 열린다.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은 오는 5월 7일부터 7월 19일까지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에 위치한 뉴욕한국문화원에서 ‘장욱진: 영원한 집(Jang Ukjin: Eternal Home)’ 전시를 개최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이 주관하는 첫 해외 전시이자, 해외에서 열리는 장욱진의 첫 단독 개인전으로 의미가 깊다. 장욱진은 김환기, 박수근, 이중섭, 유영국과 함께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을 이끈 2세대 서양화가로, 한국의 서정적 정서와 서구적 조형미를 융합해 독창적인 회화세계를 구축한 인물이다. 그는 한평생 자연과 인간, 가족이라는 삶의 본질적 주제를 일상의 단순한 형상 안에 녹여냈으며, 대표작을 통해 소박하면서도 깊이 있는 세계관을 펼쳐 보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가족도’(1972), ‘집과 아이’(1959) 등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의 대표 소장품을 포함한 총 40여 점의 작품이 소개된다. 관람객은 장욱진의 초기부터 말년까지의 작업 세계를 조망할 수 있으며, 그의 화풍 변화와 주제 의식의 흐름도 엿볼 수 있다. 특히 장욱진이 사랑한 새, 나무, 집, 사람 등 반복적이고 상징적인 소재들이 전반에 걸쳐 등장하며, 그것들이 단순하고 상징적인 선과 색으로 표현되어 그의 예술 세계를 더욱 선명히 드러낸다.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1992년 뉴욕에서 발간된 화집 『황금방주(Golden Ark)』의 실물 공개다. 『황금방주』는 뉴욕의 예술 전문 출판사인 ‘한정판 출판클럽(Limited Editions Club, LEC)’이 한국을 대표할 예술가로 장욱진을 선정해 기획한 특별한 프로젝트로, 장욱진이 생전에 직접 고른 12점의 유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고급 판화집이다. 총 200부 한정으로 제작됐으며, 발간 당시 한국 작가로서는 최초로 이 출판사를 통해 세계 예술계에 이름을 알린 사례로 기록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관람객들이 해당 화집의 실제 페이지를 직접 넘겨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더욱 특별한 예술적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장욱진의 작품은 복잡하고 난해한 기법보다는 단순한 선과 면을 바탕으로 어린아이의 그림 같은 천진한 감성을 전달하는 데 강점을 가진다. 그는 스스로를 “나는 단순한 것이 좋다”고 말하며, 복잡한 사회와 감정을 단정하고 조용한 조형언어로 담아냈다. 이러한 장욱진의 예술 세계는 세계 예술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이번 뉴욕 개인전은 그의 작품이 세계 무대에 정식으로 소개되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계기로 장욱진의 예술세계를 해외에 적극적으로 알리는 데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뉴욕 전시를 통해 미국 내 한국 현대미술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장욱진을 비롯한 국내 예술가들의 국제적 위상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전시 관람 및 세부 사항은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과 뉴욕한국문화원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뉴욕 현지에서는 현장 예약을 통해 누구나 무료로 관람 가능하며, 한국 현대미술에 대한 관심이 높은 미술 애호가와 유학생, 교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장욱진의 단순하지만 깊이 있는 예술 언어가 뉴욕에서 어떤 반응을 얻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5월 산행은 여기, 전국 철쭉 명산 4곳

 따스한 봄바람이 불어오는 5월이 되면 전국의 주요 명산들은 화려한 분홍빛 철쭉으로 옷을 갈아입으며 상춘객들의 발길을 이끈다. 경상남도 합천군과 산청군의 경계에 우뚝 솟은 해발 1113m의 황매산은 국내에서 가장 넓은 철쭉 군락지를 자랑하는 대표적인 봄꽃 명소다. 과거 1970년대부터 목장으로 사용되던 시절, 방목된 가축들이 독성이 있는 철쭉만 남겨두고 주변의 풀을 모두 먹어 치운 덕분에 지금의 거대한 꽃밭이 형성되었다. 해발 800m 부근에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등산 초보자도 1시간 정도면 정상에 도달할 수 있다.전라북도 남원시 지리산 서북 능선에 자리한 해발 1165m의 바래봉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철쭉 산행지다. 산봉우리의 형태가 승려들이 사용하는 밥그릇인 바루를 엎어놓은 모양과 비슷하다고 하여 지금의 이름이 붙여졌다. 산의 고도에 따라 꽃이 피는 시기가 달라 4월 말부터 산 아래쪽에서 철쭉이 피기 시작하며, 해발 1000m가 넘는 팔랑치 능선 주변은 5월 중순이 되어야 만개한 꽃을 감상할 수 있다. 산의 능선이 양떼 목장처럼 둥글고 부드러워 가족 단위 등산객들이 부담 없이 걷기에 안성맞춤이다.수도권에 거주하는 시민들이라면 경기도 남양주시와 가평군 사이에 위치한 해발 832m의 서리산을 방문해 볼 만하다. 험준하고 남성적인 산세를 지닌 인근의 축령산과 달리, 서리산은 경사가 완만하고 흙길이 많아 여성적인 산으로 불리며 두 산을 묶어서 등반하는 코스가 인기가 높다. 이곳의 철쭉 군락지는 넓은 평원이 아니라 나무들이 터널을 이루고 있는 형태가 특징이며, 산 정상 부근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꽃밭이 한반도 지형을 닮아 있어 방문객들에게 특별한 볼거리를 제공한다.서리산이라는 명칭은 늦봄까지 서리가 내려도 쉽게 녹지 않을 만큼 서늘한 기후를 지녔다는 데서 유래했다. 산의 북쪽 경사면이 하루 종일 그늘진 응달 지대여서 다른 지역에 비해 봄꽃이 늦게 피어나는 편이다. 이러한 지리적 특성 덕분에 남부 지방의 철쭉이 모두 지고 난 5월 중순 이후에도 싱싱한 철쭉과 푸른 신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축령산 휴양림 주차장에서 출발해 정상의 철쭉 동산을 거쳐 억새밭으로 내려오는 코스는 왕복 3시간 정도 소요된다.전라남도 보성군에 위치한 해발 668m의 일림산은 산 전체가 붉게 타오르는 듯한 강렬한 색감의 철쭉으로 유명하다. 호남정맥이 남해 바다로 빠져들기 직전에 마지막으로 솟아오른 산으로, 정상에 오르면 붉은 꽃바다 너머로 푸른 남해의 절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독보적인 조망을 자랑한다. 숲이 워낙 울창하여 한낮에도 햇빛을 가릴 정도라는 산의 이름처럼, 철쭉 군락지 주변으로 푸른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어 시원한 그늘 아래에서 쾌적하게 산행을 즐길 수 있다.일림산 자락은 대한민국 최대의 녹차 생산지인 보성군의 지리적 이점을 그대로 품고 있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습한 해풍과 산안개가 어우러져 차나무가 자라기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며, 과거 이곳에서 생산된 찻잎은 그 뛰어난 품질을 인정받아 임금에게 진상되기도 했다. 한치재에서 출발해 용추계곡을 지나 정상에 오른 뒤 제암산 휴양림 방향으로 하산하는 코스는 3시간에서 4시간 정도 걸리며, 철쭉 산행과 함께 보성의 푸른 녹차밭 풍경까지 덤으로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