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

정수기 1위 코웨이, 5위 청호나이스와의 '얼음전쟁'서 완승

 국내 정수기 렌털 시장에서 매출 기준 1위 업체인 코웨이가 5위 업체 청호나이스와의 오랜 특허 분쟁에서 최종 승리를 거뒀다. 대법원은 청호나이스가 코웨이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권침해금지 및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코웨이의 손을 들어주었다. 2014년 시작된 두 회사 간의 특허 전쟁이 11년 만에 마침표를 찍게 된 것이다.

 

15일 대법원 민사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청호나이스의 상고를 기각하고 코웨이 제품이 청호나이스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2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번 소송에서 코웨이의 법률 대리는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법률사무소가 맡았다.

 

분쟁의 시작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코웨이는 '스스로살균 얼음정수기'라는 신제품을 출시했는데, 청호나이스는 이 제품이 자사가 2006년 출시한 '이과수 얼음정수기'의 냉온정수 시스템을 도용했다고 주장하며 2014년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청호나이스의 손을 들어주었다. 당시 재판부는 코웨이에게 관련 제품 설비를 폐기하고 100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는 정수기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고, 코웨이에게는 심각한 타격이 될 수 있는 판결이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1심 판결을 완전히 뒤집었다. 2심에서는 두 제품의 작동 원리가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판단했다. 청호나이스 특허의 핵심은 '미리 만들어 둔 냉수로 직접 제빙하는 방식'인데, 코웨이 제품은 이러한 방식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2심 재판부의 판단이었다.

 


결국 대법원이 청호나이스의 상고를 기각하고 2심 판결을 확정함으로써, 두 회사 간의 오랜 특허 분쟁은 코웨이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이로써 코웨이는 100억원의 손해배상금 지급과 관련 제품 설비 폐기라는 부담에서 벗어나게 됐다.

 

이준석 코웨이 지식재산(IP)팀장은 이번 판결에 대해 "양사 얼음정수기는 제빙 방식에 근본적인 차이가 있기에 특허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은 당연한 결론"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사건은 국내 가전업계에서 특허 분쟁이 얼마나 치열하게 전개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특히 정수기와 같은 생활가전 시장에서 기술 혁신과 특허 보호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은 연구개발 단계에서부터 특허 전략을 더욱 철저히 수립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한편, 국내 정수기 렌털 시장은 코웨이, SK매직, LG전자, 쿠쿠홈시스, 청호나이스 등이 경쟁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기존의 정수 기능뿐만 아니라 얼음 제조, 자동 살균, 스마트 기능 등 다양한 부가 기능을 갖춘 프리미엄 제품들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판결로 코웨이는 얼음정수기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댕댕이랑 찜질까지?…4개월 만에 '딴판' 된 진안 명물 호텔의 정체

 전라북도 진안군의 대표 숙박시설 '홍삼빌'이 4개월간의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마치고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지난 24일 다시 문을 열었다. 이번 재개장은 단순한 시설 개선을 넘어, 최신 여행 트렌드를 전면적으로 수용하고 새로운 관광 수요를 창출하려는 진안군의 전략적인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인구 감소와 지역 경제 침체라는 지방 소도시의 공통된 위기 속에서, 홍삼빌은 숙박시설의 역할을 재정의하고 지역 관광의 패러다임을 전환할 핵심 거점으로 거듭나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내세웠다. 이번 변신은 진안의 상징인 마이산과 홍삼이라는 기존 자원에 안주하지 않고, 능동적으로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과감한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펫 프랜들리(Pet-Friendly)' 호텔로의 전환이다. 천만 반려인 시대를 맞아 반려동물과 함께 여행을 즐기려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땅한 숙박시설을 찾기 어려웠던 현실을 정면으로 파고든 전략이다. 홍삼빌은 각 층마다 반려동물과 함께 편안하게 묵을 수 있는 전용 객실을 마련하여 반려인들의 가장 큰 고민을 해결했다. 이는 단순히 동반 투숙을 허용하는 차원을 넘어,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여행이 진안 방문의 핵심적인 동기가 되도록 만들겠다는 의도다. 군은 이를 통해 새로운 고정 수요층을 확보하고, 이들이 지역에 더 오래 머물며 소비를 유도하는 '체류형 관광' 활성화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큰 기대를 걸고 있다.홍삼빌의 혁신은 반려동물 동반 정책에만 그치지 않는다. 변화하는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특화 공간 조성 역시 이번 리모델링의 핵심이다. 1층 로비에는 일과 휴식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워케이션(Workation) 센터'를 새롭게 마련했다. 이는 원격 근무의 확산과 함께 새로운 관광 형태로 자리 잡은 워케이션 수요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호텔 야외에는 마이산의 수려한 풍광을 병풍처럼 두르고 즐길 수 있는 이색적인 핀란드식 사우나를 설치하여, 방문객에게 단순한 숙박을 넘어선 특별한 휴식과 재충전의 경험을 선사한다. 이러한 시도들은 홍삼빌이 잠만 자는 공간이 아닌, 그 자체로 하나의 즐길 거리이자 여행의 목적지가 되겠다는 비전을 명확히 보여준다.정환용 홍삼빌 총지배인은 "단순한 숙박시설을 넘어 지역 사회와 함께 성장하고, 마이산과 진안의 관광 가치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거점 공간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강한 포부를 밝혔다. 진안군은 홍삼빌의 성공적인 재개장을 시작으로, 인근의 '진안홍삼스파' 역시 내부 수리를 거쳐 2026년 3월경 새롭게 문을 열 계획이다. 이는 홍삼빌의 변신이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진안군 전체의 관광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장기적인 청사진의 일부임을 시사한다. 낡은 시설을 개선하는 수준을 넘어, 시대의 흐름을 읽고 과감한 변신을 택한 홍삼빌이 침체된 지역 관광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성공 모델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