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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싸움계의 빌런은 돈이 아니었다?

 부부 갈등의 가장 큰 원인이 흔히 생각하는 돈 문제나 자녀 교육이 아닌 '말투와 태도'라는 흥미로운 설문조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관계학 전문 심리학자는 특히 경멸적인 태도가 이혼 가능성을 높이는 강력한 신호라고 경고하며, 부부 관계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했다.

 

8일(현지시각) 미국 CNBC 보도에 따르면, 관계학 전문 심리학자 마크 트래버스 박사는 온라인 여론조사기관 '유고브(YouGov)'가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와 자신의 연구를 종합해 부부 갈등의 진짜 원인과 해결책에 대해 분석했다.

 

트래버스 박사는 부부 간 갈등의 가장 치명적인 원인이 바로 '말투와 태도'에 있다고 지적했다. 대화 중 무심코 내뱉는 약간 높아진 목소리, 상대를 비꼬는 듯한 말투, 심지어 눈을 굴리는 것과 같은 사소해 보이는 행동들이 상대방에게는 무시당하거나 경멸받는다는 강력한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심리학계에서는 '경멸(contempt)'을 부부 관계를 파괴하고 이혼 가능성을 극적으로 높이는 가장 강력한 예측 변수 중 하나로 꼽는다. 직접적인 비난이나 감정적으로 담을 쌓는 것(stonewalling)보다도 말투나 표정 속에 은근히 드러나는 경멸적인 태도가 관계를 훨씬 더 빠르게 악화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트래버스 박사는 이러한 상황에서 감정적으로 맞서 싸우거나 똑같이 비난하기보다는, 자신이 느낀 감정을 솔직하고 차분하게 전달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당신이 그런 식으로 말하니까 내 기분이 상해. 다시 한번 말해줄 수 있을까?"와 같이 표현하면, 상대방이 자신의 말투나 태도, 그리고 그 이면에 숨겨진 감정을 인식하고 바로잡을 기회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자신이 좋지 않은 말투나 태도를 보였다면, 왜 그런 감정을 느끼고 표현했는지 스스로 돌아보고 그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갈등 해결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말투와 태도 외에도 부부 갈등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들은 여러 가지가 있다. 부부 관계는 두 사람만의 문제가 아닌 경우가 많다. 배우자가 자신의 가족(시댁이나 처가) 편을 들 때, 상대방은 자신이 배우자에게서 지지받지 못한다는 생각에 소외감과 외로움을 크게 느낄 수 있다. 또한 자녀 양육 방식을 두고 다투는 것은 단순히 훈육의 기술적인 문제가 아닌, 각자가 가진 자녀 교육에 대한 핵심적인 가치관이나 신념이 무시당한다고 느끼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고 트래버스 박사는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누가 옳고 그른지를 따지기보다, 두 사람 모두 배우자로부터 자신의 편에 서 줄 사람을 찾고 있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트래버스 박사는 강조했다. "당신은 내 가족만큼이나 소중한 사람이야. 우리 둘 다 존중받고 지지받을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아보자"와 같이 서로를 안심시키고 부부로서의 유대감을 확인하는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아가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어떻게 서로를 지지해 줄지, 부부로서 어떤 선을 넘지 말아야 할지 등을 미리 논의하고 합의하는 것도 갈등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집안일 분담 역시 부부 갈등의 대표적인 원인이다. 많은 부부가 집안일 자체 때문에 싸운다고 생각하지만, 문제의 본질은 불균형한 가사 노동 분담, 특히 눈에 보이지 않는 노력인 '보이지 않는 짐(invisible load)'에 대한 상대방의 몰이해에 있다고 트래버스 박사는 지적했다. 연구에 따르면, 한 사람이 집안일의 상당 부분을 떠맡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에는 단순히 청소, 요리, 빨래 같은 눈에 보이는 일뿐만 아니라 가족 구성원의 약속 관리, 공과금 납부, 경조사 챙기기, 아이들 숙제 봐주기 등 정신적인 에너지와 시간이 소모되는 '보이지 않는 노동'이 포함된다. 이러한 노력은 종종 당연시되거나 그 중요성을 인정받지 못하며, 여기서부터 불만과 싸움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이럴 때 트래버스 박사는 "당신이 이렇게 많은 일들을 신경 쓰고 해주고 있는지 몰랐어. 정말 고마워"와 같이 상대방의 노력을 구체적으로 인정하고 진심으로 감사함을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이 느끼는 부담감과 서운함을 크게 덜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 다음에는 함께 앉아 서로가 공평하다고 느낄 수 있도록(반드시 50:50이 아니더라도) 역할을 재조정하고, 지속 가능한 분담 방식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많은 부부는 문제 자체보다 '대화하는 방식' 때문에 갈등을 겪는다. 처음에는 집안일 분담이나 배우자 가족 문제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하려 했지만, 상대방이 제대로 경청하지 않거나 방어적, 적대적으로 나오면 대화는 순식간에 감정적인 싸움으로 변질된다. 원래의 문제는 뒷전으로 밀리고, '왜 대화가 이렇게 엉망이 됐는지'에 초점이 맞춰지며 비난과 냉담함만 남게 된다. 이러한 대화 패턴은 관계를 더욱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만든다고 트래버스 박사는 분석했다.

 

트래버스 박사는 성공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부부들이 사용하는 간단한 방법으로 '5초 규칙'을 소개했다. 대화가 격해지거나 엇나간다고 느낄 때, 미리 정해둔 단어나 문구(예: '잠깐 스톱', '타임 아웃', '우리 지금 싸우고 있어')를 사용하여 "지금 우리가 엉뚱한 방향으로 가고 있으니 잠시 멈추자"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그리고 감정이 진정된 후 대화를 다시 시작할 때는 "당신이 왜 화가 났는지 이해하고 싶고, 당신도 나를 이해해 주면 좋겠어"와 같이 서로의 감정을 존중하고 이해하려는 자세를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비난 대신 이해를 구하는 태도가 대화의 물꼬를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부부 갈등은 문제의 내용 자체보다 그 문제를 다루는 방식, 즉 서로를 대하는 말투와 태도, 상대방의 입장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존중하려는 노력에 크게 좌우된다. 트래버스 박사의 조언들은 부부가 서로에게 상처 주는 파괴적인 방식을 멈추고, 존중과 이해를 바탕으로 건강하고 행복한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이번 설엔 '궁캉스'? 궁궐 무료 개방 총정리

다가오는 설 명절을 맞아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특별한 추억을 쌓고 싶은 이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국가유산청이 설 연휴 기간 동안 전국의 주요 궁궐과 왕릉을 활짝 열고 관람객들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평소 관람료 부담이나 예약제로 인해 방문을 망설였던 이들이라면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고 고즈넉한 궁궐의 정취를 만끽하며 새해의 복을 빌어보는 것은 어떨까.국가유산청은 오는 14일부터 18일까지 닷새간 이어지는 설 연휴 기간 동안 경복궁, 창덕궁, 덕수궁, 창경궁 등 4대궁과 종묘, 그리고 조선왕릉을 휴무일 없이 무료로 개방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무료 개방은 고향을 찾는 귀성객은 물론 도심에서 휴식을 즐기려는 나들이객들에게 전통문화 향유의 기회를 넓히기 위해 마련됐다. 무료 개방 대상은 전국 총 22개소에 달하며, 다만 문화유산 보존을 위해 관람 인원을 제한하는 창덕궁 후원은 이번 무료 개방 대상에서 제외된다.특히 이번 연휴 기간에는 평소 정해진 시간에 안내 해설사와 함께 이동하며 관람해야 했던 종묘가 자유 관람으로 전환된다는 점이 눈에 띈다. 종묘의 장엄한 분위기를 본인만의 속도로 찬찬히 둘러보고 싶었던 관람객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가 될 전망이다. 다만 연휴 기간 동안 쉼 없이 문을 연 대가로 연휴가 종료된 다음 날인 19일에는 4대궁과 종묘, 조선왕릉이 모두 정기 휴관에 들어가니 방문 계획을 세울 때 주의가 필요하다.단순히 궁궐을 구경하는 것을 넘어 새해의 행운을 직접 받아갈 수 있는 특별한 이벤트도 준비되어 있다. 16일부터 18일까지 경복궁 흥례문 광장에서는 2026년 병오년 설맞이 세화 나눔 행사가 열린다. 세화는 새해를 맞아 질병이나 재난을 막고 한 해의 안녕과 행복을 기원하기 위해 문에 붙이던 그림이다. 조선시대 국왕이 신하들에게 하사하던 풍습이 민간으로 퍼져나간 것으로, 현대인들에게는 전통적인 기복의 의미와 예술적 가치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선물이 될 것이다.올해 배포되는 세화는 더욱 특별하다. 서울시 무형유산 민화장 정귀자 보유자와의 협업을 통해 제작된 이번 세화는 2026년 병오년을 상징하는 십이지신 붉은 말 수문장을 주제로 담고 있다. 역동적인 붉은 말과 위엄 있는 수문장의 모습이 어우러진 이 그림은 한 해의 나쁜 기운을 몰아내고 활기찬 에너지를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세화는 아무 때나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시간 확인이 필수다. 경복궁의 상징인 수문장 교대의식이 끝난 직후인 오전 10시 20분과 오후 2시 20분, 하루 두 차례에 걸쳐 선착순으로 배포된다. 회당 1000부씩 배정되어 연휴 기간 동안 총 6000부의 세화가 시민들의 손에 전달될 예정이다. 만약 현장에서 실물 세화를 받지 못했다 하더라도 너무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국가유산진흥원 누리집이나 현장에 마련된 QR코드를 통해 고화질 디지털 이미지를 내려받아 휴대전화 배경화면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안전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최근 건조한 날씨가 지속됨에 따라 산불 발생 위험이 커진 상황을 고려하여 국가유산 재난 위기경보를 관심 단계에서 주의 단계로 전격 격상했다. 소중한 우리 문화유산이 화재로부터 안전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화재 취약 목조문화유산에 대한 정밀 안전 점검을 실시하고 있으며, 연휴 기간 내내 비상 근무 체제를 유지할 방침이다.고궁에서의 설맞이는 단순한 나들이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수백 년의 시간을 버텨온 단청의 아름다움 아래에서 가족의 건강을 빌고, 전통 민화가 담긴 세화를 손에 쥐는 경험은 바쁜 현대 사회에서 잊고 지냈던 우리의 뿌리와 정서를 되찾는 시간이 될 것이다. 이번 설 연휴, 고풍스러운 궁궐 담장 너머로 스며드는 봄기운과 함께 병오년 새해의 희망찬 발걸음을 내디뎌 보는 것은 어떨까.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을 맞아 많은 국민이 국가유산을 찾음으로써 일상의 고단함을 잊고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국가유산이 국민의 삶 속에서 더욱 가깝게 호흡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도심 속의 휴식처이자 역사의 현장인 궁궐에서 맞이하는 2026년의 설날은 그 어느 때보다 따뜻하고 풍성한 기억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