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데뷔 실패한 SM 연습생, 할리우드 애니 목소리로 오스카 후보를 노리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OST가 빌보드와 스포티파이를 강타하며 글로벌 음악 시장을 휩쓸고 있다. 대표곡 '골든'은 빌보드 '핫100' 6위, '유어 아이돌'은 16위에 올랐으며, 미국 스포티파이와 애플차트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이는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도 이루지 못한 대기록이다.

 

이 성공 뒤에는 주인공 '루미'의 목소리를 연기하고 다수의 OST 작곡·작사에 참여한 이재(EJAE·김은재·34)가 있다. 그녀는 원로 배우 신영균 의원의 외손녀로, 가수의 꿈을 품고 SM엔터테인먼트에서 10년 넘게 연습생 생활을 했지만 데뷔에 실패한 후 작곡가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인물이다.

 

이재는 어릴 때부터 노래밖에 모르던 아이였다. 2011년 할아버지 신영균과 KBS '여유만만'에 출연해 "가수가 꿈"이라고 밝혔다. 2003년부터 10년 넘게 SM 연습생으로 활동했지만, 여러 번 데뷔가 무산되었고 결국 25살에 가수의 꿈을 접었다.

 

"정말 우울했죠. 그러다 혼자 조금씩 음악을 만들기 시작하게 됐고요."

 

뉴욕대 티시예술대학에 진학해 음악산업과 심리학을 공부한 그녀는 우연히 작곡가 신사동 호랑이를 만나면서 작곡가의 길을 걷게 된다. 그녀가 흥얼거린 노래가 가수 하니의 '헬로'가 되었고, 이후 작곡가 앤드류 최의 추천으로 SM 송캠프에 합류했다. 첫 작품이 레드벨벳의 히트곡 '싸이코'였다.

 

"당시 남자친구랑 싸우고 그 감정에 대해 곡을 만들었는데 뽑힌 거예요. '이걸로 돈을 벌 수 있다니, 우와! 신기하다'고 생각했어요."

 


이후 에스파, 트와이스, 르세라핌 등 유명 K팝 그룹의 곡을 작곡하며 인기 작곡가로 자리매김했다. 2020년 말부터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 프로젝트에 합류해 음악 작업을 진행했다. 작곡가 다니엘 로하스의 추천으로 시작된 이 여정은 블랙핑크의 음악을 만든 테디의 더블랙레이블과 함께 발전시켜 나갔다.

 

"이야기를 듣고 상상만으로 작업해야 했기 때문에 매우 어려운 작업이었어요. 모든 곡마다 여러 버전이 있었고, 어떤 곡은 버려지거나 보류됐어요. 심지어 한 곡은 57개의 데모를 만든 적도 있어요."

 

대표곡 '골든'은 그녀의 개인적 경험이 투영된 작품이다. "울면서 부른 기억이 나요. 연습생 땐 내 콤플렉스를 가리고 완벽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컸고, 작곡가로선 유명 작곡가 이름 뒤에 가려져 상처받기도 했거든요."

 

넷플릭스는 최근 '골든'을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 '최우수 주제가' 부문 후보로 제출한다고 발표했다. 이재는 한국계 작곡가로 오스카 후보에 오르는 두 번째 인물이 될 가능성이 있다.

 

"엄마가 '말이 씨가 된다'는 말을 자주 하시곤 해 '골든' 같은 노래를 부르고 싶었어요. 그리고 언젠가는 그래미 작곡상을 받아 아시아인도 미국 음악계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이스라엘, UN에서 퇴출되나?…아랍·이슬람 60개국, '전례 없는' 공동 대응 선언

 이스라엘의 카타르 공습이 중동 전체를 들끓게 하고 있다. 아랍·이슬람권 약 60개국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여 이스라엘을 향해 전례 없는 수준의 공동 규탄 성명을 발표하고, 급기야 이스라엘의 유엔(UN) 회원 자격 정지라는 초강경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과거의 수사적 비난을 넘어, 외교·경제 관계 단절과 실질적인 법적 조치까지 거론되며 중동 정세는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현지 시각 15일,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열린 긴급 정상회의는 사실상 '이스라엘 규탄 대회'를 방불케 했다. 회의에 참석한 정상들은 만장일치로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인민에 대한 야만적 행위를 계속하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법률적이고 효과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천명했다. 그 구체적인 방안으로 각국이 이스라엘과의 외교·경제 관계를 전면 재검토하고, 국제사법재판소(ICC) 제소를 포함한 법적 절차를 개시하는 방안이 제시되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전방위적 압박을 공식화했다.공습의 직접 당사국인 카타르의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군주는 분노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개회 연설에서 "이스라엘은 주변국과의 평화를 거부할 뿐 아니라, 오직 자국의 의지만을 강요하려 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이번 공습을 "국제법과 모든 규범을 무참히 짓밟은 무모하고 비겁하기 짝이 없는 행위"라고 맹비난하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향해 "아랍 지역 전체를 이스라엘의 영향권 아래 두려는 망상은 그저 환상에 불과할 뿐"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아랍권과 이슬람권을 대표하는 국제기구 수장들의 발언은 더욱 강경했다. 아불 게이트 아랍연맹(AL) 사무총장은 "민간인은 물론, 협상 대표와 중재자까지 공격하는 것은 지극히 비열한 행위"라며, "이미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수배된 점령국 지도자(네타냐후 총리)의 범죄 기록에 새로운 한 줄이 추가됐다"고 꼬집었다. 히세인 브라힘 타하 이슬람협력기구(OIC) 사무총장 역시 "카타르에 대한 전적인 연대를 표명한다"며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의 폭주를 멈출 책임을 즉각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특히 주목할 점은 과거 이스라엘과 평화 협정을 맺고 수교까지 했던 이집트와 요르단마저 등을 돌리고 비판 대열의 선봉에 섰다는 사실이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이번 카타르 공격은 이스라엘이 정치·군사적 논리를 넘어 스스로 설정한 모든 '레드라인'을 넘었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준다"고 규탄했다.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 역시 "극단주의 이스라엘 정부가 이토록 끈질기게 도발하는 이유는 그들이 법 위에 군림하는 것을 국제사회가 암묵적으로 용인해왔기 때문"이라며 비판의 화살을 국제사회로까지 돌렸다.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가장 원색적인 표현으로 이스라엘을 비난했다. 그는 "도하 공습으로 이스라엘의 무법 상태가 전례 없는 수준으로 치달았다"며, 이러한 행태를 "오직 피와 혼돈을 조장하는 테러리스트적 사고방식"이라고 규정했다. 이라크 총리가 '광범위한 아랍·이슬람 동맹 구축'을 촉구하는 등, 이번 사태가 단순한 규탄을 넘어 새로운 반(反)이스라엘 연대 결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