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뉴스

성추문으로 지도부 '증발'한 혁신당, '구원투수' 조국의 귀환은 독이 든 성배인가?

 성폭력 사태로 인한 지도부 공백이라는 초유의 위기 상황에 직면한 혁신당이 결국 '조국'이라는 카드를 조기에 꺼내 들었다. 혁신당은 9일 의원총회를 열어, 만장일치에 가까운 압도적인 찬성으로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단수 추천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당초 11월 전당대회를 통해 당권을 잡을 것으로 예상됐던 조 원장의 복귀 시점을 대폭 앞당긴 것으로, 그만큼 당이 처한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서왕진 원내대표는 "당 내외의 역량을 총결집하여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창당 초심으로 돌아가 당을 전면적으로 혁신하기 위한 결단"이라고 이번 추천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조 원장이 현시점에 전면에 나서는 것이 여러 정치적 부담과 어려움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었음을 인정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의 핵심 창당 주역으로서 현재의 어려움을 책임지고 정면으로 돌파하는 것이 올바른 역할이라는 의견이 다수를 이뤘다"고 밝혀, 위기 수습의 중책을 조 원장에게 맡기기로 했음을 분명히 했다.

 

이번 결정의 직접적인 원인은 지난 주말 김선민 당 대표 직무대행을 포함한 최고위원단이 당내 성폭력 사건 대응 부실의 책임을 지고 일괄 사퇴하면서 빚어진 리더십 공백 사태다. 피해자인 강미정 전 대변인 등은 당 지도부가 피해자 구제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오히려 가해자를 두둔하는 듯한 태도로 2차 가해를 자행했다고 강력하게 비판해왔다. 이로 인해 혁신당은 창당 이후 최대의 윤리적, 정치적 위기에 봉착했다.

 


이처럼 당의 존립 기반마저 흔들리는 상황에서, 조 원장의 조기 등판은 당의 위기를 서둘러 수습하고 분열된 당심을 하나로 모으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해석된다. 조 원장 역시 지난주 자신의 SNS를 통해 성폭력 사태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며 "무관용의 원칙에 따른 엄중한 처벌과 피해자의 온전한 회복을 위한 제도화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조 원장이 '구원투수'로서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가장 큰 걸림돌은 피해자의 시선이다. 강 전 대변인은 과거 수감 중이던 조 원장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으나, 별다른 답변이나 조치를 받지 못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조 원장이 당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피해자와의 소통을 통해 신뢰를 회복하고, 실질적인 피해 구제 조치를 내놓아야 하는 무거운 과제를 안게 된 것이다.

 

서 원내대표는 "조 원장이 비대위원장으로서 피해자를 직접 만나 위로하고, 당으로 복귀할 수 있는 후속 조치 등을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이라며 기대를 나타냈다. 조 원장의 비대위원장 임명은 오는 11일 당무위원회에서 최종 확정될 예정이며, 이후 11월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도 열려 있는 상태다. 성폭력 스캔들이라는 암초를 만난 혁신당의 선장으로 다시 호출된 조 원장이 당의 명운이 걸린 이번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그의 모든 행보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명절 스트레스 한 방에 날려버릴 '피톤치드 샤워'...이번 추석 연휴 '인생 숲길' 어때요?

 기름진 명절 음식과 꽉 막힌 도로에 지쳤다면 주목할 만한 소식이 있다. 산림청이 민족 대명절 추석을 맞아, 복잡한 일상과 스트레스를 잠시 잊고 사랑하는 가족, 연인과 함께 고즈넉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전국의 ‘숨은 명품 숲길’ 10곳을 엄선해 공개했다. 이번에 선정된 숲길들은 단순히 경치만 좋은 곳이 아니다.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누구나 편안하게 걸을 수 있도록 길이 평탄한지, 도심에서 가까워 큰 부담 없이 찾아갈 수 있는지, 그리고 길을 걷는 동안 풍부한 볼거리와 치유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지 등을 꼼꼼하게 따져 뽑은 그야말로 ‘진짜’ 명품 숲길들이다. 서울부터 제주까지, 우리 동네 가까이에 숨어있던 보석 같은 공간들을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하다.특히 이번 추천 목록에는 교통약자도 편안하게 숲을 만끽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한 ‘무장애 숲길’이 눈에 띈다. 인천의 ‘만수산 무장애 숲길’은 전 구간에 계단이 없어 유모차나 휠체어도 막힘없이 숲을 누빌 수 있으며, 부산의 ‘구포 무장애 숲길’ 역시 도심 한복판에서 누구나 안전하게 생애 첫 숲길의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곳이다.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맞춤형 숲길도 있다. 강원도 원주의 ‘중앙근린공원 숲속들레길’은 흙길과 데크길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고 주변에 문화원, 잔디광장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온 가족의 나들이 장소로 제격이다. 전북 장수의 ‘방화동 생태길’은 인공폭포와 맨발로 걷는 황톳길까지 마련되어 있어 아이들에게 걷는 즐거움을 일깨워주기에 충분하다.몸과 마음의 치유가 필요하다면 피톤치드 가득한 숲으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경기도 가평의 ‘잣 향기 피톤치드길’은 90년 이상 된 잣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어 걷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맑아지는 산림욕 효과를 제대로 누릴 수 있다. 충북 제천의 ‘의림지 한방치유숲길’은 비룡담 저수지를 따라 고요하게 이어진 데크길을 걸으며 복잡한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힐 수 있는 명상의 공간을 제공한다. 조금 더 특별한 경험을 원한다면 대전의 ‘대전둘레산길 제5구간길’을 추천한다. 이 길에서는 계족산성과 진현성 등 역사의 흔적을 따라 걸으며 동쪽으로는 대청호의 시원한 물결을, 서쪽으로는 대전 시가지의 화려한 전경을 한눈에 담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이 밖에도 각 지역의 독특한 매력을 품은 숲길들이 저마다의 모습으로 방문객을 기다린다. 강원도 춘천의 ‘산수길’은 완만한 물길을 따라 걸으며 청아한 물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산책할 수 있는 곳이며, 대구 ‘비슬산둘레길’은 봄에는 진달래, 가을에는 단풍으로 옷을 갈아입으며 사계절 내내 다른 매력을 뽐낸다. 제주의 숨은 비경을 간직한 ‘한라산둘레길 7구간길’에서는 비자림과 곶자왈 등 원시의 생태계를 마주하고, 옛사람들의 삶의 지혜가 담긴 숯가마터를 발견하는 재미까지 느낄 수 있다. 이번 추석 연휴, 가까운 숲길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건강과 행복을 모두 챙기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