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

죽음의 캄보디아 사원… 한국인 5명의 시신, 단순 병사 아닐 수도

 캄보디아의 한 사원에서 한국인 시신이 연이어 발견되면서 현지 교민 사회가 충격과 불안에 휩싸였다. 최근 범죄 단지에 연루되어 숨진 채 발견된 한국인 대학생의 시신이 화장된 프놈펜의 턱틀라 사원에서, 한국인 남성 시신 4구가 추가로 안치되어 있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로써 해당 사원에만 총 5구의 한국인 시신이 머물렀던 셈이다. 단순한 우연으로 치부하기에는 석연치 않은 정황이 겹치면서, 이들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외교부는 공식적으로 사원에 안치된 4명의 한국인이 50대 중반 1명과 60대 초중반 3명이며, 모두 질병으로 사망한 '병사'로 파악되었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까지 이들의 죽음이 범죄와 연관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으며, 주캄보디아대사관을 통해 국내 유가족에게 연락을 취하고 장례 절차를 지원하는 등 필요한 영사 조력을 제공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정부는 사태의 확산을 경계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흉흉한 소문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공식 발표만으로는 의구심을 잠재우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현지 교민 사회를 중심으로 이들의 사인을 둘러싼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특히 안치된 한국인 중 3명의 공식 사인이 '심장마비'로 기록된 점이 의혹의 핵심이다. 현지에서는 범죄 단체들이 살인 등 강력 범죄를 저지른 후, 경찰의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거액의 돈을 주고 시신의 사인을 '심장마비'와 같은 일반 병사로 조작하는 일이 공공연한 비밀처럼 여겨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소문은 범죄의 표적이 되어 비극적인 죽음을 맞은 대학생의 사건과 맞물리면서, 나머지 4명의 죽음 또한 단순한 병사가 아닐 수 있다는 합리적 의심에 힘을 싣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이들의 죽음이 마약과 연관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현지에서 병으로 사망, 특히 심장마비로 사망한 외국인들 중 상당수가 실제로는 마약 남용으로 인한 사망이라는 것이다. 결국 이들의 죽음은 공식적으로는 '병사'로 처리되었지만, 그 이면에는 범죄 조직의 잔혹한 살인 은폐 시도이거나 혹은 마약이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을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고 있는 셈이다. 한 사원에 뒤얽힌 한국인 5명의 죽음, 그 진실이 무엇이든 간에 캄보디아 내 한국인들의 안전에 대한 경고등이 켜졌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에어컨 껐더니 '요금 폭탄'…할인 끝나자 14.4% 폭등한 전기료의 역습

 지난 8월, 0.1% 하락하며 잠시 안정되는 듯했던 생산자물가가 한 달 만에 다시 고개를 들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4% 상승하며 다시 상승세로 전환했다. 잠시나마 물가 안정에 대한 기대감을 가졌던 시장에 찬물을 끼얹은 이번 상승의 이면에는 우리 생활과 직결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특히 이번 상승세 전환은 특정 품목의 가격 급등이 지수 전체를 끌어올린 결과로 분석되어, 가계가 체감하는 물가 압박은 수치보다 더욱 클 것으로 우려된다.이번 물가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은 단연 전기요금이었다. 주택용 전력 요금이 전월 대비 무려 14.4%나 급등하며 전체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이는 새로운 요금 인상이 아닌, 일종의 '기저효과'에 따른 결과다. 정부가 기록적인 폭염이 기승을 부렸던 지난 7~8월, 서민들의 냉방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한시적으로 적용했던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 구간 완화 조치가 지난달로 종료되었기 때문이다. 할인 혜택이 사라지자 정상화된 요금이 마치 큰 폭으로 인상된 것처럼 지수에 반영된 것이다. 여름 내내 에어컨 가동으로 늘어난 전기요금 고지서에 한숨 쉬었던 가정이, 이제는 할인 종료라는 또 다른 복병을 만난 셈이다.밥상 물가 역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농림수산품은 전월 대비 0.4% 오르며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특히 서민들의 주식인 쌀 가격이 4.7%나 올랐고, 쌈 채소의 대표 격인 상추는 무려 38.9%나 폭등하며 가계에 큰 부담을 안겼다. 육류 가격도 심상치 않았다. 명절 수요가 몰리면서 쇠고기와 돼지고기 가격이 각각 6.9%, 3.3%씩 상승했다. 한국은행은 쌀의 경우 지난해 생산량 감소 여파가 이어진 데다 햅쌀이 본격적으로 출하되기 전이라는 시기적 요인이 겹쳤고, 육류는 명절 특수가 가격을 밀어 올린 것으로 분석했다. 결국 매일 마주하는 식탁 위 먹거리들의 가격이 일제히 오르면서 장바구니 물가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었다.눈에 보이지 않는 서비스 비용 부담도 커졌다. 서비스 부문 물가 역시 전월 대비 0.4% 상승했는데, 여기에는 매달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이동통신 요금 등이 포함된 정보통신 및 방송 서비스 요금 상승(4%)이 큰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생산 단계를 넘어 국내 시장에 공급되는 상품과 서비스의 전반적인 가격 변동을 보여주는 국내공급물가지수 역시 0.1% 상승했다. 원자재를 가공한 중간재(0.2%)와 소비자가 최종적으로 구매하는 최종재(0.3%) 가격이 모두 올랐다는 것은, 생산자 단계에서 시작된 가격 인상 압력이 시차를 두고 소비재와 서비스 가격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앞으로 소비자물가 역시 상승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불길한 신호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