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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 와르르 무너졌다"…백종원, 텅 빈 남극 창고 앞에서 결국 좌절한 이유

 백종원, 임수향, 수호, 채종협이 혹한의 땅 남극에서 특별한 미션을 수행한다. 오는 17일 첫 방송되는 MBC와 STUDIO X+U의 공동 제작 프로젝트 '기후환경 프로젝트-남극의 셰프'는 방송 사상 최초로 '명예 대원' 자격으로 남극에 입성한 네 사람이 현지 과학 기지 대원들에게 따뜻한 한 끼를 대접하는 여정을 담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이들은 한국의 세종과학기지를 시작으로 아르헨티나, 중국, 우루과이 기지까지 방문하며 세계 각국의 대원들과 교류하고, 정부 허가 없이는 출입이 불가능한 특별보호구역 '펭귄마을'을 찾는 등 다채로운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단순한 식사 대접을 넘어 극지 업무를 보조하며 남극 대원들의 삶 속으로 깊숙이 들어간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예능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멤버들의 새로운 매력이 공개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첫 리얼리티에 도전하는 배우 채종협은 유창한 영어 실력과 성실함을 무기로 주방과 기지를 넘나드는 '만능 막내'로서의 존재감을 뽐낸다. 그룹 엑소의 멤버 수호는 넘치는 열정과 예측 불가능한 허당미를 오가는 반전 매력으로 남극에 유쾌한 활기를 불어넣는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배우 임수향은 출국 전부터 남극 대원들을 위한 특별한 기술을 연마하고, 관련 다큐멘터리와 대원들의 개인 영상까지 모두 섭렵하는 등 프로그램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진심을 보여주며 감탄을 자아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이들의 여정은 시작부터 거대한 난관에 부딪힌다. 남극 과학 기지는 1년에 단 한 번 보급받은 식재료로 1년을 버텨야 하는 극한의 환경에 놓여있다. 네 명의 멤버가 기지에 합류한 시점은 이미 대부분의 식재료가 바닥을 드러낸 시기였다. 대원들을 위해 최고의 요리를 선보이겠다며 의욕을 불태웠던 '요리의 대가' 백종원마저 텅 비어버린 식품 창고의 실상을 마주하고는 "희망이 와르르 무너졌다"며 깊은 당혹감과 좌절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과연 백종원과 멤버들이 이 절망적인 상황을 어떤 아이디어와 기지로 극복하고 따뜻한 한 끼를 완성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남극의 셰프'는 단순한 요리 예능을 넘어, 지구상 유일하게 특정 국가의 소유가 아닌 땅 남극에서 피어나는 인류애와 공존의 가치를 조명한다. 이념과 언어, 문화는 다르지만 부족한 것이 있으면 서로 돕고 나누는 것이 불문율인 '극(極)룰' 아래, 이웃사촌처럼 살아가는 세계 각국 대원들의 모습은 따뜻한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또한 함께 공개된 메인 포스터에는 거대한 빙벽이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망연히 바라보는 네 사람의 모습이 담겨, 기후 변화의 최전선에 놓인 남극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프로그램이 던질 환경적 메시지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상금만 1억 부커상, 심사위원 만장일치…'모두가 즐겁게 읽은 어두운 책'의 정체는?

 영국을 넘어 전 세계 영문학계의 시선이 집중된 최고 권위의 문학상, 부커상의 2025년 주인공이 마침내 가려졌다. 현지시간 10일 저녁, 런던 올드 빌링스게이트에서 열린 화려한 시상식에서 헝가리·캐나다계 영국 작가 데이비드 솔로이의 여섯 번째 장편소설 '플레시(Flesh)'가 올해의 수상작으로 호명되었다. '플레시'는 헝가리 출신의 한 청년이 수십 년의 세월 동안 헝가리의 낡은 주택 단지를 시작으로 이라크 전쟁의 참상을 거쳐 런던의 화려한 상류 사회에 이르기까지, 극적인 계급 이동을 겪는 과정을 밀도 높게 추적하는 소설이다. 작가는 주인공의 여정을 통해 개인의 내밀한 욕망과 선택이 거대한 사회 구조와 계급, 권력, 그리고 정체성의 문제와 어떻게 충돌하고 얽히는지를 집요하게 파고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이번 부커상 최종 후보 명단에는 한국계 미국인 작가 수전 최의 '플래시라이트(Flashlight)'가 포함되어 국내외 문학 팬들의 큰 기대를 모았으나, 아쉽게도 최종 수상의 영예는 '플레시'에게 돌아갔다. '플래시라이트'는 격동의 동아시아 현대사를 배경으로, 재일교포 남성 '석'과 그와 국경을 넘어 사랑에 빠진 미국인 아내 '앤', 그리고 그들의 딸 '루이자'에 이르기까지 3대에 걸친 가족의 수십 년 세월을 태평양을 넘나들며 그려낸 대서사시다. 한국인의 디아스포라와 정체성의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룬 작품으로 호평받았지만, 올해는 솔로이의 작품이 지닌 독특한 형식미와 주제 의식에 밀려 아쉽게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올해의 수상 작가 데이비드 솔로이는 캐나다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성장했으며, 현재는 오스트리아 빈에 거주하는 등 경계인의 삶을 살아온 인물이다. 특히 명문 옥스퍼드대를 졸업하고 문단에 데뷔하기 전 금융 광고 영업 부문에서 일했던 독특한 이력은, 그의 작품 세계가 끊임없이 탐구해 온 '계급'과 '욕망'이라는 주제와 무관하지 않음을 짐작게 한다. 솔로이는 수상 소감에서 "이 책을 쓰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고, 그 과정에서 겪는 압박에 현명하게 대처하지도 못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소설은 미학적, 형식적, 심지어 도덕적 위험까지 감수할 수 있는 장르이며, 우리 소설 공동체가 이러한 위험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문학의 실험 정신을 역설했다.심사위원단은 만장일치로 '플레시'를 수상작으로 결정했다고 밝혀, 작품이 지닌 압도적인 문학적 성취에 대한 강한 신뢰를 드러냈다. 아일랜드 작가 출신의 로디 도일 심사위원장은 "'플레시'는 분명 어두운 책이지만, 우리 심사위원 모두는 이 책을 즐겁게 읽었다"고 평하며, 극도로 간결한 문체와 의도적으로 활용된 문장 사이의 여백, 그리고 절제된 대화 등 기존의 소설 문법을 과감히 파괴한 작가의 독창적인 시도를 높이 평가했다. 이로써 데이비드 솔로이는 영문학 작가로서 최고의 영예와 함께 상금 5만 파운드(약 9,600만 원)를 거머쥐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