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아직도 세부 가서 호핑만?…진짜 고수들은 '이곳'으로 간다

 '경기도 세부시'라는 별칭으로 불릴 만큼 한국인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필리핀 세부는 단순한 휴양지를 넘어, 새로운 변신을 거듭하며 여행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16세기 마젤란과 라푸라푸의 역사가 공존하며 동서양 문화의 교차점이 되었던 이곳은, 21세기에 이르러 한국인들의 취향을 저격하는 다채로운 콘텐츠로 무장했다. 필리핀 관광 당국과 민간의 적극적인 노력 아래 K-푸드, 다이빙, 고래상어 와칭 등 기존의 관광 상품은 물론, 하이랜드 지역의 새로운 명소들을 발굴하며 여행의 폭을 넓혔고, 이제는 한 차원 높은 품격으로 여행객들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최근 세부의 스카이라인을 바꾸며 새로운 랜드마크로 급부상한 '누스타 세부'는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있다. 문을 연 지 6개월 남짓 된 이 최고급 복합 리조트는 세계적인 설계사의 손길로 탄생했으며, 국내 건설사가 만든 필리핀 최장 해상 교량 코르도바 대교 인근에 자리 잡아 뛰어난 접근성을 자랑한다. 모든 객실은 바다 혹은 도시와 산을 조망하는 환상적인 뷰를 기본으로 갖추었고, 자연광이 스며드는 욕실과 최신 스마트 설비로 편안함을 더했다. 미식 경험 또한 특별하다. 광둥 요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모트 32'의 애플우드 로스트 덕부터, "한국보다 맛있다"는 평을 듣는 한식당 '연화'까지 갖춰 미식 기행이라는 목적만으로도 충분한 만족감을 선사한다.

 


세부의 매력은 더 이상 해변에만 머물지 않는다. 도심과 가까운 서들론 국립공원 자락에 위치한 '알타비스타 골프 앤드 컨트리클럽'은 산악 지형의 특성을 살린 도전적인 코스로 골프 여행객들의 취향을 저격한다. 페어웨이는 좁고 고저 차가 심해 전략적인 샷 설계의 재미를 느낄 수 있으며,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18번 홀에서는 세부 해협과 도심을 한눈에 담으며 샷을 날리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골프장으로 향하는 길에 마주치는 필리핀 전통 투계(鬪鷄)들의 휴식처는 세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이색적인 풍경이다. 또한, 산 정상의 탑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파노라마 뷰와 한 남자의 지독한 사랑이 빚어낸 그리스풍의 레아 신전은 세부 여행에 깊이를 더한다.

 

'경기도 다낭시'와 같은 신흥 강자들의 부상에 자극받은 원조 '한국 사랑 도시' 세부는 이웃 섬 보홀과 함께 관광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개선하며 화려한 부활을 꿈꾸고 있다. 과거 '동양의 진주'라는 명성에 안주하지 않고, 초호화 리조트와 산악 골프 코스, 다채로운 문화 명소를 아우르는 토털 관광지로서의 면모를 일신하고 있다. 바다와 산, 문화와 레저, 미식과 휴양이 공존하는 세부의 끊임없는 진화는 여행객들에게 늘 새로운 발견의 기쁨을 안겨주며, 왜 이곳이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여행 천국인지를 다시 한번 증명하고 있다.

 

우리 집 난방 패턴을 AI가 예측…열 손실 막는 '스마트 배관' 나온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치솟는 에너지 비용에 대응하고 입주민의 주거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새로운 난방 시스템 도입 계획을 발표하며 주목받고 있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개별난방과 지역난방이라는 각기 다른 공급 방식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신기술을 적용하는 것이다. 개별난방 세대에는 여러 대의 소형 보일러를 병렬로 연결해 효율을 극대화하는 '캐스케이드 보일러' 시스템을, 지역난방 세대에는 인공지능(AI)이 열 공급을 정밀 제어하는 '스마트 통합배관 시스템'을 적용해 연료비 절감과 쾌적한 주거 환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단순히 낡은 설비를 교체하는 차원을 넘어, 데이터와 고효율 기술을 기반으로 주거 에너지 패러다임을 전환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개별난방 방식의 대안으로 제시된 '캐스케이드 보일러' 시스템은 중앙집중형 관리의 장점과 개별 공급의 효율성을 결합한 차세대 난방 기술이다. 이 시스템은 각 세대 내에 보일러를 설치하는 대신, 건물 내 별도의 기계실에 여러 대의 고효율 가스보일러를 집약적으로 설치하고 통합 제어한다. 이를 통해 필요한 만큼의 열만 정확하게 생산 및 공급함으로써 기존 개별난방 방식 대비 약 20% 높은 에너지 효율을 달성할 수 있다. 또한, 세대 내에 보일러실과 연통이 사라지면서 그만큼의 공간을 더 넓게 활용할 수 있게 되고, 가스 누출이나 소음 문제로부터 자유로워져 주거 안전성과 쾌적성도 크게 향상된다. 특히 일부 보일러가 고장 나더라도 나머지 보일러가 자동으로 운전 용량을 늘려 공백을 메우기 때문에, 한겨울에도 난방이 중단될 걱정 없이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하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이 시스템은 올해 신규 사업계획 승인 신청 지구부터 장기 공공임대주택 중 50㎡ 이하, 300가구 이상 규모의 단지를 대상으로 우선 도입된다.지역난방 단지에는 인공지능(AI) 기술이 접목된 '스마트 통합배관 시스템'이 도입되어 에너지 효율을 한 단계 끌어올릴 전망이다. 기존 지역난방은 난방용과 온수용 배관이 별도로 운영되었지만, 이 새로운 시스템은 두 배관을 하나로 통합해 설비를 단순화하고 열 손실을 줄인다. 시스템의 핵심은 바로 AI의 역할이다. AI가 각 세대의 과거 열 사용 패턴과 실시간 온도, 유량 데이터를 분석해 앞으로의 열 수요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이를 바탕으로 가장 효율적인 열 공급량을 자동으로 조절한다. 불필요하게 공급되거나 버려지는 열을 최소화함으로써 약 9%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곧바로 입주민의 관리비 부담 완화로 이어진다. 이 스마트 시스템은 2026년 신규 사업계획 승인 신청 지구부터 설계에 반영되어 순차적으로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이번 난방 시스템 개편은 단순히 기술을 도입하는 것을 넘어, 공공주택 입주민들의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향상시키겠다는 LH의 의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고유가와 기후 변화로 인해 에너지 비용이 가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상황에서, 선제적인 기술 투자로 입주민의 연료비 걱정을 덜어주겠다는 것이다. 또한, 세대 내 보일러실 제거를 통한 공간 확보, 안정적인 난방 공급, 소음 및 안전 문제 해결 등은 주거 만족도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다. 오주헌 LH 공공주택본부장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고품질 주거환경 제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번 난방 시스템 혁신이 앞으로 LH가 공급할 공공주택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