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

늘어나는 기사 폭행...'가림막' 없는 마을버스 '더 위험해'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26일 국토부와 경찰청, 각 지자체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운행 중인 기사를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신고된 건수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1만 6,533명에 달했다. 운전 중 운전자를 폭행하면 5년 이하의 징역, 2천만 원 이하의 벌금 등 엄중한 처벌을 받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범죄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마을버스는 특히 더 위험하다. 현행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르면 시내버스는 운전석 주위에 칸막이를 설치해야 하지만, 마을버스에는 의무 규정이 없다. 최소한의 방어막도 없기 때문에 공격의 위협은 커질 수밖에 없다.

 

운전자를 향한 말다툼과 폭언도 흔하게 일어난다. 서울의 한 마을버스업체의 관계자는 “차량이 심하게 흔들리는 바람에 운전사에게 욕을 하거나 운전석을 두드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도 지자체와 운수업체들은 마을버스 차단벽 설치를 하지 않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2012년 대형 마을버스 1,126대에 대한 보호 격벽 설치 지원을 실시했으나, 이후 10년 넘게 추가 지원은 없었다.

 

“현실 너머, 상상 속 세계로”…임현정 ‘마음의 아카이브’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갤러리 아뜰리에 아키가 오는 8월 28일부터 10월 4일까지 시애틀을 중심으로 활동 중인 임현정 작가의 개인전 ‘마음의 아카이브: 태평양을 건너며’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한국, 미국 서부, 유럽 등 다양한 지역을 오가며 겪은 경험과 그 속에서의 감정 변화를 회화로 풀어낸 2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임현정은 '직관적 드로잉'이라는 독자적인 방식을 통해 내면의 감정과 상상의 풍경을 그려내며, 관람자들에게 꿈결 같은 심상의 세계를 전달한다.임현정의 회화는 명확한 스토리나 플롯보다는 감각과 기억, 상상에 기반한 자유로운 흐름이 특징이다. 그는 “손이 이끄는 대로 상상 속 마음 풍경을 그리고 있다”고 말하며, 현실의 감정과 경험이 환상적이고 초현실적인 장면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그림 속에 담아낸다. 그의 작업은 규칙적 구성이 아닌, 감정의 파장과 생각의 흐름에 따라 펼쳐지며 일종의 ‘마음의 지도’를 그려나간다.전시 제목 ‘마음의 아카이브’는 그가 2018년부터 미국 서부에서 생활하며 쌓아온 마음속 기록들을 표현한 개념이다.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등지의 자연환경과 그곳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과의 교류는 그의 감각과 시선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고, 이는 고스란히 작품 속에 녹아들었다. 나무, 바다, 빛, 기후 등 자연 요소는 그의 그림에서 중요한 장치로 기능하며, 일상과 꿈의 경계를 허무는 상징적 이미지로 구현된다. 임현정의 작품에는 동서양 예술 전통이 고루 담겨 있다. 그는 히에로니무스 보쉬, 피터 브뤼겔 등 고전 유럽 화가들에 대한 오마주를 자신의 화면에 녹여내는 한편, 동양 산수화가 지닌 이상향의 세계와 미국의 광활한 자연 풍경을 절묘하게 접목시킨다. 이처럼 그의 그림은 신화와 현실, 고전과 현대, 한국과 서구의 미술 언어가 유연하게 융합된 공간이다. 개별적 서사가 아닌, 겹겹이 쌓인 감각의 결들이 모여 만들어낸 시적 풍경이 관람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전시의 부제 ‘태평양을 건너며’는 지리적 이동뿐 아니라, 문화적 경계를 넘어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구축하려는 작가의 의지를 담고 있다. 물리적으로는 태평양 양쪽을 오가며, 정신적으로는 동서양의 미적 체계와 감성을 넘나드는 그의 여정은 예술적 아카이브이자 내면의 일기장이다. 작품에 등장하는 자연의 모습과 해안 풍경, 빛과 공기의 결은 그가 실제 여행에서 느꼈던 생생한 경험이자, 동시에 동양적 이상 세계인 '몽유도원도'를 연상케 하는 환상의 시공간이기도 하다.이번 전시는 단일한 기억의 저장소가 아니라, 계속해서 확장되고 변화하는 임현정의 ‘마음 풍경’을 전시공간에 펼쳐놓는다. 삶과 예술, 현실과 상상, 자아와 타자의 경계를 흐리며, 그 안에서의 진정한 소통 가능성을 회화로 탐색하는 자리다. 이는 단순한 회화 전시를 넘어, 감정의 흐름과 미적 경험이 하나로 만나는 예술적 실험의 현장으로 볼 수 있다.임현정은 서울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뒤, 영국 런던의 센트럴 세인트 마틴스에서 순수미술을 공부하며 국제적인 시야를 넓혔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정부미술은행, 부산현대미술관, 서울대 미술관, OCI 미술관 등 국내 유수의 기관에 소장되어 있으며, 회화 장르에서의 독창성과 감각적인 표현력으로 주목받는 작가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