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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PK 구애, 차가운 민심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이후 조기 대선 가능성에 대비해 전통적인 보수 텃밭인 부산·울산·경남(PK) 지역 공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로 떠오른 이재명 대표는 비명(비이재명)계 인사들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지역 맞춤형 공약 발굴에 나서는 등 PK 민심 잡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다음 달 초중순 부산을 방문해 북극항로 개척 사업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할 예정이다. 이는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전략적으로 부각시키는 핵심 공약이다. 최근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정윤재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모친상을 전화로 조문하며 PK 지역 정서와의 교감을 시도했다. 또한 지난달 말에는 경남 양산의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해 부울경 발전 방안과 지역 공약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이재명 대표의 적극적인 구애 행보에도 불구하고, PK 지역의 민심은 여전히 싸늘하다. 한국갤럽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대표의 PK 지역 지지율은 23%로, 전국 평균 34%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지지 의향을 묻는 질문에서 부울경 응답자의 긍정 응답이 28%에 그쳤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대선에서 기록한 38.77%의 득표율과 비교해도 현저히 낮은 수치다.

 


지역 야권 내부에서는 보수 정권의 두 번째 탄핵이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이재명 대표 외에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이 대표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강한 PK 지역에서 중도층 표심 확보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처럼 지지율이 정체되는 주요 원인으로는 크게 세 가지가 지목된다. 첫째, KDB산업은행 본점 이전 반대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뿌리 깊은 불만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총선 기간 중 부산을 방문했을 때도 산은법 개정안에 대해 일절 언급을 피했다. 둘째, 지난해 1월 피습 사건 이후 부산이 아닌 서울대병원으로 긴급 이송된 것이 '부산 홀대론'으로 이어졌다. 셋째, PK 지역 내 친명계와 비명계 간의 잠재된 갈등 구도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더욱이 PK 지역은 전통적으로 친노무현, 친문재인 인사들이 주류를 형성해온 곳이다. 이재명 대표가 당권을 장악한 이후 치러진 여러 선거 과정에서 계파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나며, 지역 조직 결속력 약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복합적인 요인들이 이재명 대표의 PK 지역 지지율 상승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선수도 코치도 아니라는데…'은퇴' 박병호, 키움 복귀설의 정체

 '국민 거포' 박병호가 3일, 파란만장했던 현역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고교 시절 4연타석 홈런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으로 화려하게 등장한 그는 2005년 LG 트윈스에 1차 지명되며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LG의 거포 유망주라는 기대감은 넓은 잠실구장과 팬들의 엄청난 압박감 속에서 좀처럼 꽃피우지 못했다. 그의 야구 인생이 180도 뒤바뀐 것은 2011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로의 트레이드였다. 상대적으로 팬들의 관심이 덜하고 타자에게 유리한 목동구장을 홈으로 쓰게 된 것은 그에게 '신의 한 수'가 되었다. 이듬해인 2012년 31개의 홈런을 시작으로 KBO 최초 2년 연속 50홈런이라는 대기록을 포함, 4년 연속 홈런왕에 오르며 리그를 지배하는 거포로 완벽하게 각성했다.박병호의 방망이는 국내 무대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그의 폭발적인 파워를 눈여겨본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와 계약하며 빅리그 무대를 밟았고, 2년의 미국 생활을 마친 뒤 친정팀 히어로즈로 복귀했다. 복귀 후 홈구장은 타자들의 무덤이라 불리는 고척스카이돔으로 바뀌어 있었지만, 그는 2018 시즌 43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자신의 힘이 구장 크기에 좌우되지 않음을 증명했다. 하지만 흐르는 세월을 막을 수는 없었다. 3할 중반대를 넘나들던 타율은 2할 초반까지 떨어졌고, 홈런 수도 급감했다. 결국 키움은 FA 자격을 얻은 그와의 동행을 마쳤고, 박병호는 KT 위즈로 이적해 2022년 35홈런으로 마지막 불꽃을 태우며 통산 6번째 홈런왕에 올랐다. 이후 삼성 라이온즈에서 현역 생활의 마지막을 보낸 그는 미련 없이 은퇴를 선언했다.은퇴 후 그의 행보에 야구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현역 시절부터 지도자에 대한 뜻을 꾸준히 내비쳤던 그는 "또 다른 모습으로 그라운드에 서겠다"며 후배 양성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자연스럽게 그의 이름이 연결되는 곳은 그의 전성기를 함께했던 친정팀 키움 히어로즈다. 박병호에게 키움은 야구 인생의 전환점을 만들어준 각별한 팀이며, 구단 역시 '박병호'라는 상징적인 존재를 잊지 않고 있다. 목동과 고척을 아우르는 그의 홈런포는 히어로즈 역사의 가장 빛나는 순간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팬들 역시 레전드의 화려한 귀환을 기대하는 분위기다.하지만 그의 복귀는 선수나 일반적인 코치의 형태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키움은 박병호의 은퇴가 발표된 날 2026 시즌 코칭스태프 인선을 마무리지어 발표했는데, 이 명단에 그의 이름은 없었다. 만약 코치 선임을 조율 중이었다면 발표를 미뤘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 때문에 야구계에서는 그가 유니폼을 입지 않는 다른 역할로 팀에 합류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최근 여러 구단에서 운영 중인 전력 강화 코디네이터나 단장 보좌역처럼 현장과 프런트의 가교 역할을 하는 직책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키움 구단은 "구체적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도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지 않아 궁금증을 키우고 있다. 과연 박병호는 어떤 모습으로 정든 히어로즈의 집으로 돌아오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