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

당신이 알던 '한양화로'의 배신…최고급 소고기라더니, 350명 울린 2000억 사기

 유명 연예인을 광고 모델로 기용하며 단기간에 인지도를 높이고 공격적으로 가맹점을 확장해 온 유명 소고기 화로구이 프랜차이즈 '한양화로'. 그 화려한 성장 이면에 초대형 금융 사기의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10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프랜차이즈 운영사 '한양화로'의 대표 A씨와 부사장 등 핵심 임원 3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소위 '대박'을 미끼로 수많은 투자자들을 현혹해 무려 2000억 원에 달하는 거액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들의 사기 수법은 매우 교묘하고 대담했다. 이들은 "캐나다 현지에서 최고급 품질의 소고기를 아주 저렴한 가격에 대량으로 확보해 국내에 유통하는 사업"이라고 투자자들을 속였다. 그러면서 이 사업에 투자하면 막대한 유통 수익이 발생한다며, "매달 투자 원금의 10%를 확정 수익으로 지급하고, 10개월 뒤에는 투자 원금 전액을 돌려주겠다"는, 상식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운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며 투자자들을 모집했다.

 


'유명 연예인이 광고하는 믿을 만한 회사'라는 인지도와 '원금 보장 및 월 10% 수익'이라는 달콤한 유혹에 넘어간 투자자들은 의심 없이 거액을 투자했다. A씨 일당은 초기 투자자들에게는 실제로 약속했던 수익금의 일부를 지급하며 신뢰를 쌓는 전형적인 '폰지 사기'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신뢰를 얻은 뒤, 더 많은 투자금을 유치하는 방식으로 사기 규모를 눈덩이처럼 불려 나갔다.

 

하지만 이들의 약속은 오래가지 못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수익금 지급이 중단되었고, 투자자들의 원금 반환 요구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결국 사기임을 직감한 피해자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초부터 전국 각지의 경찰서에 "한양화로에 투자했다가 돈을 떼였다"는 내용의 고소장이 빗발치기 시작했고,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경찰은 사건을 서울 강남경찰서로 집중시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현재까지 경찰이 파악한 피해자만 350여 명에 이르며, 총 피해 금액은 무려 2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경찰은 이날 구속된 3명을 포함해 범행에 가담한 임직원 총 7명을 조만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혀, 이번 사건에 대한 사법적 처리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트럼프-이재명 '화기애애' 정상회담 뒤에 숨겨진 폭탄…조지아 노동자 사태의 전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에서 연출됐던 긍정적인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한미 관계의 이면에는 여러 잠재적 갈등 요인이 도사리고 있다는 미국 의회의 공식적인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특히 최근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의 한국인 노동자 300여 명 대규모 체포·구금 사태가 양국 관계에 예상보다 심각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되면서, 한미 동맹의 견고함이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의회에 정책 분석을 제공하는 초당적 기구인 의회조사국(CRS)은 지난 12일 발간한 한미관계 보고서를 통해 이 사건을 양국 관계의 주요 '도전 과제' 중 하나로 명시하며 사태의 심각성을 부각시켰다.의회조사국은 보고서에서 지난 4일 조지아주 현대 공장에서 벌어진 대규모 이민 단속 작전이 단순히 노동법 위반 문제를 넘어, 동맹 관계에 대한 한국 내의 근본적인 우려를 증폭시켰다고 진단했다. 이는 미국의 제조업 일자리 창출이라는 국가적 목표와 외국인 투자 유치 정책이 정작 엄격한 이민 정책과 서로 충돌하며 엇박자를 내는 모순적인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는 것이다. 즉, 미국 경제에 기여할 공장을 짓기 위해 입국한 한국인 노동자들을 대거 체포하는 상황이 미국의 정책적 일관성에 대한 의문을 키우고, 나아가 한국의 대미 투자 심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 셈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보고서는 현재 의회에 계류 중인 한국인 전문직 취업비자(E-4) 신설 법안을 언급했다. 한국계인 영 김 하원의원이 재발의한 이 법안은 연간 최대 1만 5천 개의 고숙련 비자를 한국인에게 별도로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어, 이번 사태와 같은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보고서는 지난달 25일 백악관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겉으로 드러난 화기애애한 분위기와는 별개로, 여러 민감한 현안들이 해결되지 않은 채 수면 아래에 남아있음을 분명히 했다. 공동 방위비 분담금 문제, 주한미군의 규모와 역할, 그리고 대만 사태를 포함한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주한미군을 재편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잠재적 의향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주한미군의 역할을 중국 견제에 집중시키려는 움직임은 '불필요하게 중국을 자극하지 않겠다'고 공언해 온 이재명 대통령의 외교 정책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는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더불어 많은 한국 전문가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와 같이 한국 정부를 배제하고 독자적으로 대북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는, 이른바 '코리아 패싱'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는 점도 보고서는 놓치지 않고 지적했다. 결국 조지아 노동자 체포 사태는 단순 해프닝이 아니라, 한미 동맹이 직면한 복합적인 도전 과제들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일 수 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