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무명 작가들의 역대급 성장 서사, 22년의 기록 대공개

 지역 미술계에서 22년간 묵묵히 신진 작가 발굴이라는 한 우물을 파 온 갤러리 전이 뜻깊은 기념전을 마련한다. 개관 22주년을 맞아 오는 7일부터 열리는 '성장의 여정'은 단순히 갤러리의 생일을 자축하는 행사를 넘어, 그동안 갤러리와 함께 호흡하며 성장해 온 젊은 예술가들의 어제와 오늘을 입체적으로 조명하는 자리다. 갤러리는 이번 전시를 통해 무명의 신진 작가가 국내외 미술계에서 주목받는 중견 작가로 발돋움하기까지의 치열했던 예술적 궤적을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이며, 예술과 공간이 함께 성장하는 동반자적 관계의 의미를 되새긴다.

 

이번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시간의 흐름'을 한 공간 안에 압축적으로 담아냈다는 점이다. 갤러리는 과거 신진작가 프로젝트를 통해 발굴하고 소장해 온 작가들의 초기 작품과, 현재 활발히 활동하며 선보이는 최신작을 나란히 배치한다. 관람객들은 이를 통해 한 작가의 작품 세계가 어떤 고민을 거쳐 변화하고 심화되었는지, 서툴렀던 표현 방식이 어떻게 자신만의 독창적인 언어로 완성되어 가는지를 시각적으로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이는 작가 개인의 성장 서사이자, 동시에 갤러리 전이 걸어온 22년 예술의 여정을 증명하는 역사적 기록과도 같다. 또한, 여기에 올해 새롭게 합류할 청년 작가들의 신작까지 더해, 과거와 현재를 잇고 미래의 가능성까지 제시하는 풍성한 구성을 완성했다.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의 면면은 한국 현대미술의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버려진 재료를 수집하고 재배열하는 작업을 통해 물질만능주의 시대의 공허함과 감정적 빈곤을 날카롭게 파고드는 김경렬 작가, 장엄한 불교 회화의 세계를 동양화의 전통 기법 위에 현대적 감각으로 조화롭게 재해석하는 김민호 작가가 대표적이다. 또한, 무수한 점을 찍어 도시의 야경을 아련하면서도 화려한 빛의 향연으로 재구성하는 김세한 작가, 그리고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허물어진 디지털 시대의 왜곡과 노이즈를 시각적으로 탐구하는 이태윤 작가 등 자신만의 확고한 작품 세계를 구축한 작가들이 대거 참여해 전시의 깊이를 더한다.

 

전병화 갤러리 전 대표는 이번 전시가 갤러리의 지난 22년을 기념하는 동시에, 또 다른 변화와 확장을 향한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밝혔다. 그는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작가들의 끊임없는 새로운 시도와 도전 정신이 관람객들에게 신선한 영감과 에너지를 선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이번 '성장의 여정' 전시는 단순히 작품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한 명의 작가가 탄생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목격하고, 그 곁을 묵묵히 지켜온 한 갤러리의 뚝심 있는 철학을 함께 느끼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전시는 2월 27일까지 이어진다.

 

늘봄학교 중식 미제공 '85%'…초등 방학 '사교육'으로

 맞벌이 가구 비중이 60%에 육박하는 가운데, 초등학생 자녀의 방학 기간 양육 부담이 학부모들의 큰 고민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부모가 출근한 사이 홀로 남겨진 아이들의 '점심밥' 문제가 가장 심각한 돌봄 공백으로 지적된다.정부는 온종일 돌봄을 표방하는 '늘봄학교'를 전면 시행했으나, KBS가 전국 교육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방학 중 운영 실태는 지역별로 천차만별이었다. 서울·경기는 대부분 6시간 이상 돌봄을 제공하는 반면, 강원(28%), 충남(50%) 등은 운영 시간이 짧았다. 이는 학교 규모나 돌봄 전담사의 고용 형태, 학교장의 의지에 따라 운영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더 큰 문제는 중식 제공 여부다. 대구(85%)와 인천(72%) 등 다수 학교가 방학 중 점심을 제공하지 않아 학부모들은 출근 전 도시락을 싸거나 점심시간에 맞춰 학교에 배달하는 고충을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초등학생이 장시간 홀로 방치될 경우 화재 등 안전사고 위험이 크다고 경고하며, 초등 돌봄의 시기를 '제2의 양육 위기'로 규정했다.학교 돌봄의 공백은 고스란히 사교육 시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학부모들은 돌봄과 급식을 함께 제공하는 이른바 '밥 주는 학원' 특강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4주에 140만 원에서 240만 원에 달하는 고액 특강이 성행하면서, "사교육비 대책을 볼 때마다 웃음만 나온다"는 자조 섞인 하소연과 함께 육아 부담으로 직장을 포기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일부 지역에서는 모든 학생에게 무상 중식과 6시간 이상 돌봄을 제공하는 광주광역시와 세종시의 사례처럼 성공적인 모델도 존재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교사의 행정 부담을 줄이고 돌봄의 질을 높이기 위해 "학교가 공간을 제공하고 지자체가 다함께 돌봄센터 등을 통해 운영하는 방식"을 대안으로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