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

"우리 딸 같아서 그래" 강남역 무료 체험의 덫

서울의 중심이자 젊은이들의 성지인 강남역 일대에서 무료 피부관리 쿠폰을 미끼로 삼은 고액 결제 강매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엑스(X·옛 트위터)를 비롯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강남역 인근에서 길을 묻거나 무료 체험을 권유하는 중년 여성들을 조심하라는 경고 글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특히 세상 물정에 어두운 갓 성인이 된 대학생이나 갓 상경한 여성들이 주 타겟이 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피해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들의 수법은 매우 치밀하고 집요하다. 주로 강남역 11번 출구 등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서 학생 대상으로만 진행하는 특별 이벤트라며 친근하게 접근한다. 우리 딸도 대학생이다 혹은 길을 좀 묻겠다며 경계심을 허문 뒤 자연스럽게 팔짱을 끼거나 손을 잡고 인근 건물에 위치한 피부관리실로 유도한다. 단호하게 거절하지 못하고 어버버하는 사이 어느덧 폐쇄적인 상담실에 갇히게 된다는 것이 공통된 증언이다.

 

실제 피해를 겪을 뻔했다는 한 누리꾼은 끝까지 돈이 없다며 버텼더니 나중에는 인신공격과 외모 비하까지 이어졌다고 토로했다. 피부 상태가 엉망이라 지금 안 하면 큰일 난다거나 그 외모로 취업은 하겠느냐는 식의 가스라이팅을 통해 심리적 압박을 가한다는 것이다. 소심한 성격이거나 거절을 잘 못 하는 이들은 이러한 위압적인 분위기에 눌려 결국 수백만 원대의 장기 관리 프로그램을 선결제하게 된다.

 

 

 

이러한 피부관리 서비스 강매는 주로 중년 여성 호객꾼이 젊은 여성을 데려오면 병원 내 직원이 고액 결제를 유도하는 분업 형태로 이루어진다. 무료인 줄 알고 따라갔다가 추가 비용을 보태 더 좋은 시술을 받으라는 권유를 받거나, 일단 1회 체험을 진행한 뒤 오늘만 이 가격이라며 수개월 치 회원권을 강권하는 식이다. 심지어 화장품을 끼워 팔아 나중에 환불을 어렵게 만드는 꼼수를 쓰기도 한다.

 

하지만 법적으로 이들을 처벌하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폭행이나 직접적인 협박이 수반되지 않는 한 형법상 강요죄가 성립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단순히 불쾌감을 주거나 압박을 가하는 정도를 넘어 상대방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만한 구체적인 해악의 고지가 있어야 처벌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결국 소비자가 스스로 경계하고 자리를 피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예방법이다.

 

 

 

만약 이미 결제를 했다면 당황하지 말고 소비자 보호 제도를 활용해야 한다. 피부관리 서비스는 계속거래에 해당하므로 계약 기간 중이라면 언제든지 위약금을 지불하고 중도 해지를 요구할 수 있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소비자의 귀책 사유로 해지할 경우 실제 이용한 횟수만큼의 비용과 총 계약금의 10%를 위약금으로 공제한 뒤 나머지를 돌려받을 수 있다.

 

방문 판매나 길거리 호객 행위를 통해 계약했다면 방문판매법에 따라 계약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청약 철회가 가능하다. 온라인이나 전화로 구매한 경우에는 7일 이내에 가능하다. 다만 함께 구매한 화장품 등 실물 상품의 경우 이미 포장을 뜯어 사용했다면 환불이 거절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업체 측에서 할인가가 아닌 정상가를 기준으로 차감하겠다며 으름장을 놓는 경우도 많지만, 이는 부당한 위약금 청구일 가능성이 크므로 한국소비자원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은 길거리에서 제공하는 무료 혜택은 세상에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낯선 사람이 말을 걸며 신체 접촉을 시도하거나 특정 장소로 동행을 요구한다면 즉시 거절하고 자리를 뜨는 것이 상책이다. 한 누리꾼은 당하는 사람의 잘못은 절대 아니지만 세상이 각박해진 만큼 자신을 지키는 단단함이 필요하다며 씁쓸한 조언을 남겼다. 화려한 강남역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이 기막힌 강매 행위가 근절되지 않는 한, 젊은 여성들의 발걸음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공민규의 마지막 도박.."강정호 애원에도 울산행"

야구 팬들 사이에서 거포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던 공민규가 정든 대구를 떠나 울산에서 새로운 야구 인생을 시작한다. 삼성 라이온즈에서 방출되는 아픔을 겪었지만, 현역 연장을 향한 그의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공민규는 최근 신생팀 울산 웨일즈 야구단이 발표한 서류전형 합격자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며 다시 한번 프로 무대를 향한 도약대에 섰다.울산 웨일즈는 오는 13일과 14일 양일간 홈구장인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2차 실기 전형인 트라이아웃을 개최한다. 이번 테스트에는 무려 229명의 서류 합격자가 몰려 뜨거운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이 중 최종 합격자는 35명 안팎으로 추려질 예정인데 공민규는 A조에 편성되어 13일 오전부터 자신의 기량을 증명해야 하는 시험대에 오른다. 벼랑 끝에 선 방출생 신분이지만 그가 가진 잠재력을 고려하면 이번 트라이아웃은 새로운 기회의 장이 될 전망이다.공민규의 이력을 살펴보면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 인천고 시절부터 촉망받던 그는 2018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삼성 라이온즈의 2차 8라운드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데뷔 이듬해인 2019년 1군 무대에서 28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 4푼 5리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후 상무 야구단에 입대해 병역 의무를 마치며 탄탄대로를 걷는 듯했으나 군 복무가 오히려 성장의 정체기가 되고 말았다. 복귀 후 성적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2022시즌 15경기에서 1할 5푼 8리의 타율에 그쳤고 2023시즌에도 22경기 타율 1할 9푼 4리로 고전했다. 급기야 2024시즌에는 12경기에서 타율 7푼 1리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2025시즌에는 1군 무대를 단 한 번도 밟지 못한 채 퓨처스리그에서만 시간을 보내야 했다. 퓨처스리그 성적은 53경기 타율 2할 8푼 8리 5홈런 20타점으로 나쁘지 않았으나 삼성의 두꺼운 내야진 벽을 넘기엔 역부족이었다.공민규의 절실함은 행동으로 증명되었다. 그는 2024시즌을 마친 뒤 자신의 야구 인생을 걸고 고액의 사비를 들여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향했다. 메이저리그 출신 강정호가 운영하는 야구 아카데미인 이른바 강정호 스쿨을 찾아가 타격 폼을 수정하고 절치부심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2025시즌 개막부터 최종전까지 무려 197일 동안 그는 1군 호출을 받지 못한 채 대구가 아닌 경산 볼파크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어야 했다.삼성 구단은 결국 2025시즌 종료 후 공민규를 전력 외 자원으로 분류했다. 작년 11월 발표된 재계약 불가 명단에 그의 이름이 오르며 공민규는 1군 통산 77경기 타율 1할 9푼 7리 4홈런 12타점이라는 성적을 남기고 무직 신세가 되었다. 27세라는 아직 젊은 나이에 마주한 방출 소식은 본인은 물론 그를 지켜보던 팬들에게도 큰 충격이었다.흥미로운 점은 과거 그를 가르쳤던 강정호의 평가다. 강정호는 지난해 국내를 방문했을 당시 공민규의 재능을 두고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강정호는 공민규가 내야수로서 충분히 많은 홈런을 칠 수 있는 파워를 가졌다며 삼성이 왜 이런 선수를 활용하지 않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소신 발언을 쏟아냈다. 심지어 거포가 부족한 키움 히어로즈 같은 팀이 공민규를 데려가서 키운다면 대성할 선수라며 제자의 앞날을 강력하게 지지했다. 강정호의 바람처럼 키움과의 계약은 성사되지 않았지만, 공민규는 스스로 길을 찾아 나섰다. 울산 웨일즈라는 신생팀의 창단 멤버로 합류해 다시 한번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만약 공민규가 이번 트라이아웃을 무사히 통과한다면 그는 2026시즌 KBO 퓨처스리그를 통해 다시 프로 마운드와 타석을 마주할 수 있게 된다.야구계 관계자들은 공민규가 가진 힘과 스윙 궤적만큼은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평가한다. 심리적인 압박감을 떨쳐내고 꾸준한 기회를 보장받는다면 신생팀 울산 웨일즈의 핵심 타자로 거듭날 가능성이 충분하다. 강정호 스쿨에서 배운 기술적 보완점이 실전에서 어떻게 발현될지도 관전 포인트다.공민규의 이번 도전은 단순히 한 선수의 현역 연장을 넘어 방출이라는 시련을 겪은 유망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오는 13일 문수야구장에서 펼쳐질 그의 스윙 하나하나에 많은 야구 팬의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다. 과연 공민규가 울산의 고래들 사이에서 거포 본능을 깨우고 화려한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15일 발표될 최종 합격자 명단에 모두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