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

사장님들 뒷목 잡게 할 파격 법안 도입


 대한민국 노동 시장의 지형을 뒤흔들 메가톤급 법안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정부가 그동안 노동법의 보호막 아래 있지 못했던 프리랜서, 특수고용직(특고), 플랫폼 종사자들을 위해 일하는 사람 권리 기본법을 제정하고, 이들을 원칙적으로 근로자로 간주하는 근로자 추정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디지털 경제의 확산으로 고용 형태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노동 사각지대를 방치할 수 없다는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하지만 이번 대책을 두고 경영계는 급격한 비용 부담을, 노동계는 실효성 부족을 이유로 일제히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이번 법안이 현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전국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이번 입법의 핵심은 일하는 사람 기본법 제정과 근로자 추정제 신설이라는 두 축으로 요약된다. 기존 근로기준법은 사용자의 직접적인 지휘와 감독을 받는 5인 이상 사업장 근로자에게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이 때문에 방송 작가, 학원 강사, 배달 라이더 등 무늬만 프리랜서로 불리는 이들은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거나 갑작스러운 계약 해지를 겪어도 법적 보호를 받기 어려웠다. 

 

일하는 사람 기본법은 계약 형식과 상관없이 노무를 제공하고 대가를 받는 모든 이를 일하는 사람으로 정의한다. 여기에는 근로기준법의 핵심 보호 조항인 직장 내 괴롭힘 및 성희롱 금지 조항이 포함된다. 또한 일하는 사람 권리지원재단을 설립해 피해 상담과 법률 구제 절차를 원스톱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만약 종사자가 권리 구제를 신청했다는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는 등 보복성 조치를 할 경우 5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되는 강력한 벌칙 규정도 마련됐다.

 

더욱 파격적인 대목은 근로기준법에 신설되는 근로자 추정제다. 지금까지는 노동자가 자신이 근로자임을 입증하기 위해 직접 증거를 모아 소송을 제기해야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타인을 위해 직접 노무를 제공한다는 사실만 확인되면 일단 근로자로 추정한다. 만약 회사 측이 이 사람은 우리 근로자가 아니다라고 주장하려면, 지휘·감독 관계가 없었음을 사업주가 직접 증명해야 한다. 입증 책임이 노동자에서 사업주로 완전히 뒤바뀌는 셈이다.

 

예를 들어 프리랜서 계약을 맺고 활동하는 아나운서나 기상캐스터도 노무 제공 사실이 확인되면 우선 근로자로 추정된다. 이후 퇴직금 체불이나 최저임금 위반 등의 분쟁이 발생했을 때 사측이 반증을 내놓지 못하면 근로자로서의 권리를 모두 보장받게 된다. 이는 소득세 3.3%만 떼며 근로자로서의 책임을 회피해온 이른바 가짜 3.3 계약 관행에 종지부를 찍으려는 조치다.

 

이러한 변화에 경영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근로자성이 인정되면 사업주는 고용·산재보험뿐만 아니라 건강보험과 국민연금의 절반을 부담해야 한다. 여기에 산업안전 책임과 초과근로수당 지급 의무까지 더해지면 영세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경영난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특히 소송 대응 여력이 없는 소규모 사업장에서는 분쟁 자체가 곧 폐업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노동계 역시 정부안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다.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 정의를 근본적으로 개정하지 않은 채 별도의 기본법을 만드는 것은 노동자를 두 집단으로 나누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분쟁이 발생해야만 근로자로 추정받을 수 있는 구조는 결국 또 다른 진입장벽을 만드는 것이라며, 근본적인 해결과는 거리가 멀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우려를 의식한 듯 프리랜서 계약의 특수성을 고려해 근로기준법의 강한 보호를 유연하게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합리적인 이유 없는 계약 해지 제한 등 구체적인 기준은 향후 분쟁 조정 과정에서 사례를 축적하며 다듬어갈 계획이다.

 

정부와 여당은 국회 공청회를 거쳐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뒤, 오는 5월 1일 노동절까지 입법 절차를 마무리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역사적인 이정표가 될지, 아니면 현장의 혼란만 부추기는 반쪽짜리 법안이 될지는 국회 논의 과정과 향후 현장 안착 여부에 달려 있다.

 

변화하는 노동 환경에 발맞춘 이번 입법 시도가 70년 넘게 유지된 노동법 체계를 어떻게 바꿔놓을지 대한민국 노동 시장의 눈과 귀가 집중되고 있다. 근로자 추정제라는 새로운 실험이 사각지대 노동자들에게 진정한 해피엔딩을 선사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5년 전 성 접대 의혹까지, 축구협회 사면초가

 대한축구협회가 창립 이래 최대의 존립 위기에 직면하며 결국 고개를 숙였다. 사상 초유의 본회 및 트레이닝 센터 압수수색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사태에 직면한 협회는 지난 주말 공식 입장문을 통해 팬들에게 깊은 사죄의 뜻을 전했다. 이번 사과는 단순한 유감 표명을 넘어, 그동안 폐쇄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조직의 행정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뜯어고치겠다는 전면적인 쇄신 약속을 담고 있어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협회는 입장문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이후 발생한 각종 행정적 실책과 잡음이 축구 팬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었다고 자인했다. 특히 정정당당해야 할 스포츠 단체가 본연의 기능을 상실하고 사법 기관의 수사 대상이 된 현재의 상황을 참담하다고 표현했다. 국회 청문회에서 쏟아진 질타와 더불어 내부 구성원조차 인지하지 못했던 과거의 부적절한 관행들이 언론을 통해 낱낱이 공개되자, 더 이상 침묵으로 일관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이번 사태의 핵심인 경찰 수사는 지난 6일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 금융범죄수사대는 서울 축구회관과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 수사관들을 투입해 12시간에 걸친 고강도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수사의 초점은 2년 전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발생했을지 모를 업무방해와 부정한 청탁 여부에 맞춰져 있다. 경찰은 당시 의사결정에 참여했던 전력강화위원회와 운영팀의 전산 자료를 확보해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벌이며 선임 과정의 불법성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설상가상으로 15년 전 집행부 시절 국제경기 심판들을 대상으로 한 성 접대 의혹까지 수면 위로 떠오르며 협회의 도덕성은 바닥으로 추락했다. 협회는 현재의 행정 시스템에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과거의 오점이 태극전사들이 일궈온 성과까지 퇴색시킬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조직 전반의 투명성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과거의 망령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외부의 따가운 시선이 협회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형국이다.위기 돌파를 위해 협회는 박지성과 유승민이 공동위원장을 맡은 K-축구혁신위원회의 권고안을 전격 수용하기로 했다. 그동안 협회 운영의 폐쇄성을 상징하던 회장 선거인단 제도를 대폭 확대하고 의사결정 구조를 민주적으로 개편하겠다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한 것이다. 이는 외부의 강도 높은 질타를 조직 쇄신의 기회로 삼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기득권을 내려놓고 높아진 국민적 눈높이에 맞추겠다는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사상 첫 강제수사와 도덕성 논란이라는 깊은 상처를 입은 대한축구협회는 이제 말뿐인 사과가 아닌 실질적인 변화를 증명해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 아시안게임과 아시안컵 등 굵직한 국제 대회를 앞둔 시점에서 행정 공백을 최소화하고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다. 한국 축구의 근간을 흔든 이번 사태가 진정한 혁신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일시적인 위기 모면용 제스처에 그칠지는 향후 진행될 수사 결과와 쇄신안의 이행 속도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