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뉴스

청년 울리는 기탁금, 민주당 '돈 정치' 논란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최고위원 선거에 도전장을 내민 2001년생 정민철 정책위원회 부의장이 당의 기탁금 정책에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하며 파장이 일고 있다. 정 부의장은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현행 정치자금법의 맹점과 청년 정치인이 직면한 현실적인 경제적 장벽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친족의 후원은 허용하면서도 원외 청년 후보의 자생적 모금은 가로막는 현행 시스템이 결국 '금수저'들만의 정치 판을 만들고 있다고 주장하며 당 차원의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민주당이 이번 전당대회를 앞두고 후보자 기탁금을 대폭 상향 조정한 데서 시작됐다. 공고에 따르면 당대표와 최고위원 후보는 예비경선 단계에서만 2000만 원을 납부해야 하며, 본경선까지 진출할 경우 각각 1억 원과 5000만 원이라는 거액을 부담해야 한다. 이는 지난 전당대회 당시 최고위원 예비경선 기탁금이 500만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배나 폭등한 수치로, 자금 동원력이 부족한 청년 및 신인 정치인들에게는 사실상 출마 포기 선언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 부의장은 기탁금 마련을 위해 개인 계좌로 후원금을 모금하다가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다.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되지 않은 방식으로 자금을 모으는 행위는 현행법상 엄격히 금지되어 있기 때문이다. 정 부의장은 법적 검토가 미비했음을 인정하고 모금액 전액 반환을 약속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이 과정에서 기성 정치인과의 자금 조달 격차를 여실히 드러냈다. 특히 수억 원의 후원금이 쏟아지는 중진 의원들과 비교하며 원외 청년 후보가 겪는 '정치적 장벽'을 토로한 대목은 당내외의 큰 반향을 일으켰다.

 

사태가 확산하자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한 당내 주요 인사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청년 후보들의 부담이 커진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며, 당의 재정 상태를 고려할 때 기탁금을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현직 의원들과 달리 보수나 정치자금이 없는 원외 인사들에게 이번 인상안은 가혹한 처사라는 취지다. 이는 당 지도부의 결정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적인 수정을 권고한 것이어서 향후 당의 대응이 주목된다.

 


당권 주자들과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도 비판 여론은 거세다. 김민석 전 국무총리는 후보 난립 방지를 명분으로 기탁금을 올리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이재명 대표 시절보다 퇴보한 기준을 지적했다. 송영길 의원 역시 실력과 비전이 아닌 자금력으로 경쟁하는 환경은 청년 정당을 표방하는 민주당의 가치와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기탁금 액수가 아닌 다른 합리적인 검증 기준을 통해 후보자를 걸러내야 한다는 공통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아직 공식적인 기탁금 조정안을 내놓지 않은 채 당내 여론을 수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예비경선 등록이 마감 단계에 접어든 상황에서 기탁금 하향 조정이 실제로 이루어질지는 미지수다. 다만 청년 정치인들의 반발과 대통령의 권고까지 더해지면서 이번 기탁금 논란은 전당대회 초반 판세를 흔드는 최대 변수로 부상했다. 당내에서는 이번 사안이 청년 세대의 투표율과 당에 대한 지지 여론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40년 방치 폐철교의 변신, 동해 '공중정원' 됐다

 강원도 동해시를 가로지르는 전천 위로 기차가 멈춘 지 수십 년이 흐른 낡은 철교가 시민들의 쉼터인 '전천 뜬다리정원마루'로 다시 태어났다. 1990년대 영동선 철교가 새로 놓이면서 기능을 상실한 채 방치됐던 이 폐철교는 한때 도시 경관을 해치는 애물단지였으나, 이제는 시민과 여행객이 즐겨 찾는 공중 정원으로 변모했다. 동해시는 철거 대신 재생을 선택함으로써 과거의 유산을 보존하는 동시에 시민들에게 새로운 친수 공간을 제공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이번 프로젝트는 국가철도공단의 유휴 부지 활용 공모 사업에 선정되면서 급물살을 탔다. 시는 총 길이 265m, 폭 5m에 달하는 낡은 다리 구조물을 정밀 보수하고 보강하여 안전성을 확보한 뒤, 그 위에 산책로와 전망대, 장미터널 등을 조성했다. 이는 경남 마산의 '콰이강의 다리'나 전북 완주의 '비비정 기차카페'처럼 쓸모없어진 철도 시설에 새로운 가치를 입혀 지역의 랜드마크로 만든 성공적인 공간 재생 사례와 궤를 같이한다.정원마루라는 이름에 걸맞게 다리 위는 사계절 내내 푸른 녹음과 꽃들로 가득하다. 특히 66m 구간에 조성된 장미터널은 개화 시기마다 장관을 연출하며, 곳곳에 설치된 파고라와 원격 제어 그늘막은 한여름 무더위를 피할 수 있는 시원한 휴식처가 된다. 낮에는 전천의 맑은 물줄기와 주변 산세를 감상할 수 있는 조망 명소로 활용되며, 시민들은 이곳에서 일상의 여유를 만끽하며 산책을 즐긴다.밤이 되면 뜬다리정원마루는 화려한 빛의 정원으로 변신한다. 난간과 데크를 따라 설치된 경관 조명은 물론, 나무 사이를 수놓는 반딧불 조명과 무지개 터널 조명이 어우러져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동해시는 준공 이후에도 야간 경관을 지속적으로 보완해 왔으며, 겨울철에는 눈꽃과 트리 모형의 조명을 설치하는 등 계절마다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여 야간 관광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단순한 휴식 공간을 넘어 실용적인 보행로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전천의 남쪽과 북쪽 산책로를 잇는 연결축이 된 이 다리는 집중호우로 인해 하천의 징검다리가 잠기는 비상시에도 시민들이 안전하게 건널 수 있는 통로가 된다. 공간의 역사성을 살리면서도 주민들의 생활 편의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는 점에서 공공 디자인의 모범 답안으로 평가받는 이유다.동해시는 앞으로도 이곳을 일회성 시설이 아닌 지속 가능한 생활 정원으로 관리해 나갈 방침이다. 수목의 생육 상태를 꼼꼼히 살피고 노후된 시설물을 적기에 정비하는 등 세심한 유지 관리를 통해 시민들의 자부심이 담긴 공간으로 가꿔가고 있다. 40년의 침묵을 깨고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폐철교는 이제 동해시를 대표하는 재생의 상징이자,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지는 소중한 자산으로 자리매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