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2024 뮤지컬 씹어먹은 ‘일 테노레’와 ‘하데스타운’

2024년, 창작 뮤지컬 ‘일 테노레’와 ‘하데스타운’이 그 해 최고의 뮤지컬로 기록되며, 제9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눈부신 성과를 거두었다. 서울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일 테노레’는 지난해 최고의 창작 초연 작품으로 대상을 받았다. 이 작품은 조선 오페라의 선구자였던 테너 이인선(1906~1960)의 삶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으며, 대상을 포함하여 남자주연상(홍광호)과 작곡상(윌 애런슨)까지 차지하며 3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일 테노레’의 프로듀서 신춘수는 수상 소감에서 “우리말로, 우리 배우로 브로드웨이에서 공연해보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다”며 “이 작품이 그 꿈을 실현시킬 수 있을 것 같다”는 포부를 밝혔다. 남자주연상을 수상한 홍광호는 “이 상은 저를 위로해주고 축복해준 상”이라며, “늘 신인의 마음으로 공연할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여자주연상은 ‘하데스타운’에서 에우리디케 역을 맡은 김수하에게 돌아갔다. 김수하는 “‘하데스타운’은 지치고 힘들었던 순간에 찾아온 선물 같은 작품이었다”라며, “이 작품을 통해 매 순간 에우리디케에게 위로를 받았다”고 말했다. ‘하데스타운’은 여자주연상 외에도 여자조연상(최정원), 남자신인상(김민석), 편곡·음악감독상(한정림), 무대예술상(이원석 무대감독), 프로듀서상(설도권·신동원) 등 6관왕을 차지하며 다채로운 성과를 거뒀다.

 

 

‘하데스타운’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에우리디케와 오르페우스의 이야기를 재구성한 작품으로, 지하 세계의 신 하데스와 페르세포네의 이야기도 함께 엮여져 독특한 매력을 발산하는 뮤지컬이다. 관객들은 에우리디케와 오르페우스의 사랑과 희생, 하데스와 페르세포네의 복잡한 관계를 통해 감동적인 이야기를 경험할 수 있었다. 이 작품은 그리스 신화를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낸 뛰어난 음악과 무대 예술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 외에도 ‘컴프롬어웨이’는 안무상(홍유선)과 앙상블상을 수상했으며, ‘그레이트코멧’은 남자조연상(고은성)과 무대예술상(안현주 의상 디자이너)을 각각 받았다. 창작 및 라이선스 공연에 시상하는 작품상에서는 400석 이상 부문에서 ‘디어 에반 핸슨’이 수상했다. 이 작품은 불안장애를 겪는 고등학생 에반 핸센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거짓말로 벌어지는 갈등과 감정의 혼란을 사실감 있게 그려냈다.

 

400석 미만 작품 부문에서는 고전소설 ‘장화홍련전’과 설화 ‘바리데기’를 바탕으로 만든 창작 뮤지컬 ‘홍련’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여자신인상은 ‘접변’의 전하영이 차지했으며, 극본상은 ‘섬: 1933∼2019’의 장우성 작가, 연출상은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의 이지영 연출이 수상했다. 또한, 공로상은 1966년 국내 최초의 창작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를 연출한 고(故) 임영웅 연출가에게 돌아갔다.

 

한국뮤지컬어워즈는 2016년에 시작된 국내 대표 뮤지컬 시상식으로, 매년 1월 한 해 동안의 뮤지컬 시장을 총결산하는 행사이다. 올해도 총 4개 부문에서 21개의 상이 시상되었으며, 전문가와 관객의 투표를 통해 결정됐다. 이 시상식은 뮤지컬 산업의 발전과 예술적 성과를 기념하고, 그 해의 가장 뛰어난 작품과 인물들을 조명하는 중요한 행사로 자리잡았다.

 

뮤지컬 ‘일 테노레’와 ‘하데스타운’의 수상은 그 해의 문화적 성취를 대변하는 결과로, 두 작품은 한국 뮤지컬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일 테노레’는 조선 오페라의 전설적인 인물 이인선의 이야기를 재조명하며, ‘하데스타운’은 고전 신화를 현대적 시각으로 해석해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 두 작품은 한국 뮤지컬의 저력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우리가 황교안"…장동혁의 '폭탄선언', 대한민국을 둘로 쪼개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내란 선동 혐의 체포를 둘러싼 정치적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황 전 총리의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 "우리가 황교안이다"라며 강경한 연대 투쟁을 선언했고, 이에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신이 나가도 많이 나갔다"는 원색적인 비난으로 맞받아치면서 정국은 급격히 얼어붙었다. 박 의원은 장 대표의 발언을 '내란 세력의 점입가경'으로 규정하고, "회복 불가능한 루비콘강을 건넜다"며 '정당 해산'이라는 초강수까지 언급했다. 이는 황 전 총리 개인의 사법적 문제를 넘어, 여야가 서로를 '내란 세력'과 '정치 탄압 세력'으로 규정하며 정면으로 충돌하는 양상으로 비화했음을 보여준다.이번 사태의 발단이 된 황교안 전 총리는 지난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실상 계엄령을 지지하고 나선 바 있다. 그는 "나라를 망가뜨린 종북주사파 세력과 부정선거 세력을 반드시 척결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당시 계엄군에 의해 국회 진입이 저지된 상황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을 체포하고 대통령 조치를 정면으로 방해하는 한동훈 대표를 체포하라"고 촉구했다. 내란 특검은 해당 메시지가 내란을 선동하는 명백한 근거가 된다고 판단했으며, 황 전 총리가 소환 조사에 불응하고 압수수색을 거부하자 강제 수사에 돌입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황 전 총리는 "내란이 없었으니 내란죄도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국민의힘은 황 전 총리에 대한 수사를 '야당의 정치 공세'이자 '정권 흔들기'로 규정하고 총력 대응에 나섰다. 장동혁 대표는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검찰 항소 포기 외압 규탄대회'에서 황 전 총리 체포는 검찰의 항소 포기 문제를 덮기 위한 '물타기용 카드'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건 전쟁이다"라고 선포하며 "우리가 황교안이다. 뭉쳐서 싸우자"고 외쳐 당내 결속을 다지고 대여 투쟁의 강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이는 황 전 총리를 개인 비리 혐의가 아닌, 현 정권에 맞서다 탄압받는 정치적 희생양으로 프레임을 전환하고, 이를 통해 지지층을 결집시켜 정국의 주도권을 되찾으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여권의 강경한 '황교안 구하기' 움직임에 입법부 수장인 우원식 국회의장까지 가세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우 의장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장 대표의 "우리가 황교안" 발언을 직접 겨냥하며 "그날 밤 정말 내가 체포됐어야 한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는 황 전 총리의 내란 선동 메시지가 담고 있는 반헌법적, 반민주적 위험성을 에둘러 지적한 것이다. 이처럼 국회의장까지 공개적으로 여당 대표의 발언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이번 사태는 단순한 여야의 정쟁을 넘어 헌법 가치와 민주주의의 근간을 둘러싼 심각한 이념 논쟁으로 번지고 있으며, 향후 정국에 예측 불가능한 파급 효과를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