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임영웅·나훈아 등 콘서트서 '암표' 수익 올린 업자들 덜미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유명 연예인들의 공연 및 팬미팅 티켓을 대량으로 구매하고 재판매하여 수익을 올린 암표상 7명이 경찰에 적발되었다. 

 

서울경찰청은 이들이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가수 나훈아와 임영웅의 콘서트, 뮤지컬 티켓 등을 매크로로 확보한 후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고가에 판매한 혐의로 검거했다고 밝혔다.

 

특히, 20대 여성 A 씨는 무직 상태에서 매크로를 이용해 331장의 티켓을 구매해 약 1억원의 수익을 올렸으며, 매크로 프로그램을 타인에게 판매한 혐의도 받고 있다. 다른 피의자들도 각각 수백만 원의 이익을 얻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경찰은 암표 문제를 근절하기 위해 주요 공연장과 합동 대응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며, 매크로를 이용한 부정 구매 및 판매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경찰은 형법상 업무방해 및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적용도 검토할 예정이다.

 

비전향 장기수, 그들은 누구인가? 고문과 배신으로 얼룩진 현대사의 비극

 지난달, 95세의 비전향 장기수 안학섭 씨가 판문점을 통해 북으로 돌아가려다 제지당하는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은 우리 사회에 잊혔던 존재, '비전향 장기수'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누군가는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보내주자"고 말하고, 다른 누군가는 "북한의 선전·선동에 이용될 뿐"이라며 격렬히 비난한다. 2000년 마지막 송환 이후 25년 가까이 흐른 지금, 이 늙은 공산주의자들의 마지막 소원은 우리에게 무엇을 묻고 있는가.'비전향 장기수'는 말 그대로 사상 전향을 거부한 채 수십 년을 감옥에서 보낸 이들이다. 이들을 굴복시키기 위한 '사상 전향 정책'의 역사는 일제강점기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그 잔혹성이 극에 달한 것은 1970년대 박정희 정권 시절이었다. 1973년, 법무부는 '좌익수형수 전향공작전담반'을 공식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중앙정보부, 군 정보부대, 경찰 출신 요원들이 투입됐고, 심지어 교도소 내 살인·강도 등 강력범죄자들이 '하수인'으로 동원됐다.진실화해위 보고서 등에 기록된 강제 전향의 실상은 상상을 초월한다. 몽둥이 구타는 기본이었고, 얼굴에 수건을 덮고 물을 붓는 물고문, 바늘로 온몸을 찌르는 고문이 공공연히 자행됐다. 정부는 전향자 1명당 10만 원의 성과금을 내걸며 '인간 사냥'을 독려했다. 이 끔찍한 '공작'의 결과, 1973년 400여 명에 달하던 비전향 장기수는 2년 만에 절반으로 줄었다. 전향을 거부한 이들은 독방에 갇혀 온종일 벽만 봐야 했고, 배식, 운동, 치료 등 모든 면에서 차별받는 '유령' 같은 존재였다.1975년에는 출소자를 다시 가둘 수 있는 '사회안전법'까지 만들어졌다. 2년마다 갱신 가능한 '보안감호' 처분은 법원의 견제도 받지 않는 사실상의 무기한 재수감이었다. 이 악법은 1989년에야 폐지되었고, 이후 120여 명의 장기수들이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이들 94명의 복역 기간을 합산하니 무려 2,854년, 1인당 평균 30년이 넘는 세월이었다. 고(故) 김선명 씨는 43년 10개월을 복역해 '세계 최장기수'로 기록되기도 했다.이들의 북송은 몇 차례 이뤄졌다. 1993년 인민군 종군기자였던 리인모 씨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처음으로 북으로 돌아갔고, 2000년 6·15 남북 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63명이 대대적으로 송환됐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당시 송환을 원치 않았거나, 강제로 전향했던 이들이 뒤늦게 송환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2005년, 참여정부 시절 2차 송환이 급물살을 타는 듯했지만, 국군포로·납북자 문제와 얽히고 이명박 정부 들어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논의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문재인 정부 때 다시 운동이 재개되기도 했으나, 정권이 바뀌면서 동력은 사라졌다.그리고 2024년, 95세 안학섭 씨의 '판문점 돌진'이 다시 불씨를 지폈다. 현재 정부에 공식적으로 북송을 요청한 장기수는 안 씨를 포함해 6명. 모두 80~90대의 고령이다. 최후의 여성 빨치산 박수분(94) 씨, 남파공작원이었던 양원진(96) 씨 등 이들의 삶은 한국 현대사의 비극 그 자체다. 이들 중 고향이 북한인 사람은 단 2명. 나머지는 남쪽에서 태어나 좌익 활동을 하다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이들이다.한때 30명이 넘었던 2차 송환 희망자는 이제 대부분 세상을 떠나 10여 명 남짓 남았다. 이들의 마지막 소원은 이념 대립을 넘어선 '인간'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이 늙고 병든 이들의 마지막 길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